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한수진 SBS 전망대] '비타민 예찬론? 무용론? 연구 결과에 일희일비 할 필요 없어'

* 대담 : 홍혜걸 박사

▷ 한수진/사회자:

최근 비타민 관련 뉴스가 눈에 띕니다. 비타민제가 암 발생률을 높인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고요. 우리나라 중고생 10명 중 7~8명은 비타민D 결핍 상태라는 뉴스도 있었는데, 이런 뉴스 보면서 고민이 됩니다. 비타민제 복용해야 하나 아니면 복용하지 말아야 하나, 그 궁금증을 풀어보죠. 홍혜걸 박사님, 안녕하세요.

▶ 홍혜걸/의학박사: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비타민제가 암 발생률을 높인다는 외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 홍혜걸/의학박사: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청취자 여러분들 혼란스러운데요. 왜냐면 어떨 때는 어떤 질병에 어떤 비타민제가 도움 된다 이랬다가 말이죠. 몇 달 있다 외신을 보면 또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나쁘다 들쭉날쭉하기 때문입니다.

▶ 홍혜걸/의학박사:
최근에 그 암발생률을 높였다는 결과가 나왔는데요. 또 몇 년 전에는 말이죠. 미국의학협회에서 대규모 임상연구결과를 발표했는데 여기서는 오히려 종합비타민제를 매일 복용하면 암 발생 사망률이 한 8% 정도 떨어진다는 그런 연구결과가 실리기도 했습니다.

암뿐만 아니라 치매나 당뇨, 다른 질병에도 다 마찬가지 결과가 나오는데요. 이건 제가 볼 때는 지극히 당연한 현상입니다. 왜냐면 이 영양제, 비타민제는 본질적으로 식품 해당이 되는 거죠. 약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식품 몇 가지를 먹었다고 해서 사망률이나 또는 암 같은 질병의 발생률이 왔다 갔다 하는 건 아니란 얘기고요.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거란 이야깁니다.

그래서 이런 뉴스를 보신다고 해서 한두 가지 연구결과로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죠. 저는 개인적으로 비타민제에 대해서는요. 지나친 예찬론도 문제고 또 반대로 지나친 무용론도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어떤 분들은 비타민씨를 하루에 10알 가까이 먹도록 하는 분도 있잖아요. 아니면 뭐 암을 비롯한 난치병을 치료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그렇게 상업적으로 과대 포장하는 거 이거 분명히 잘못된 겁니다.

그런데 또 아예 필요 없다는 무용론도 요즘 대두되는 주장인데요. 이것도 좀 문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면요, 이게 몇 가지 효능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났다고 해서 먹지 말아야 하느냐 이건 완전히 차원이 다른 문젭니다. 그렇게 속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란 얘기죠.

만일 비타민제가 정말 몸에 해롭다면, 먹지 말아야 하는 거라면, 세계보건기구나 미국식품의약국이나 이렇게 권위 있는 기구에서 아예 대중들에게 먹지 말라고 공식 권고를 해야겠죠. 그런데 아직까지 그런 결론을 내린 기관은 한 군데도 없다는 얘기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그러면 필요하면 비타민제 계속 먹어도 좋다.
비타민C 보충제
▶ 홍혜걸/의학박사:
제가 보기엔 케이스바이케이스란 이야깁니다. 예를 들면 이제 우리도 균형 잡힌 식사를 골고루 하고 좋은 건강상태를 유지한다면 굳이 돈 들여가면서 비타민제를 먹을 이유가 없어요. 근데 내가 늘 피곤하고 컨디션이 안 좋고 또 식품으로 바쁘기 때문에 과일이나 채소를 잘 먹지 못한다면 그땐 제가 볼 때는 당연히 비타민제 드시는 게 좋단 이야깁니다. 당연히 의학적으로는 비타민제보다 과일이나 채소가 좋은데요. 그런데 우리가 못 먹는다면 예컨데 라면이 많이 먹으면 몸에 나쁘다고 말하지만, 끼니를 굶는 것보다는 좋은 것하고 비슷한 논리가 된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근데 꼭 부작용 걱정하는 사람이 꼭 있기 마련이잖아요. 그래서 지용성 비타민은 기형아를 낳는다, 이런 부작용도 있단 이야기도 있어요.

▶ 홍혜걸/의학박사:
그건요, 제가 볼 때는 좀 과대 포장된 면이 있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비타민제는 이게 약이 아닌 식품이기 때문에 부작용이란 단어 자체가 제가 보기엔 어울리지 않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알약이지만 내용물은 채소, 과일하고 똑같은 거거든요. 실제로 그래서 비타민제는 의사 처방 없이 누구나 마트에서도 살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부작용이란 문제는 양에 관한 문제로 봐야 합니다.

예를 들면 밥도 많이 먹으면 체하잖아요. 그렇다고 밥에 부작용 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비타민제도 음식으로 부족한 부분을 하루 한두 알 채워주는 용도로 먹는다면 제가 볼 때는 부작용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많이 먹는 게 문제죠.

▷ 한수진/사회자:
많이 먹는 게 문제다. 우리나라 청소년들 비타민D, 이건 또 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을까요?

▶ 홍혜걸/의학박사:
정말 중요한 문젠데요. 이거 믿어지지 않겠지만, 우리나라가 1920~30년대나 봄 직했던 구루병이 요즘 대학 병원 신생아실에서 곧잘 보입니다.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청소년들에게도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하셨는데요. 어머니 혈액 속에 비타민D가 부족해서 태어난 아기들의 뼈가 휘어져 나타난 거죠. 실제로 혈액 검사를 해보면 8~90%가 비타민 D가 부족합니다. 피부건강 때문에 이제 햇볕에 노출을 꺼리고요. 또 과도한 다이어트로 음식을 제대로 못 먹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비타민D가 상당히 중요한 거죠.

▶ 홍혜걸/의학박사:
네, 면역 비타민 또는 항암 비타민이라는 별명이 있잖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모든 비타민 중에 가장 중요한 게 ‘비타민D’라고 생각을 합니다. 실제로 각종 암 발생률이 말이죠. 신기하게도 비타민D 혈중농도하고 반비례합니다. 그러니까 이게 단순히 통계적인 연관성이 아니라 인과관계를 강력히 암시하는 소견인데요.

예전에는 어르신들이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여름철에 아이들을 햇볕에 피부를 까맣게 그을리면 그해 가을에 감기 안 걸린다고 했잖아요. 이게 비타민D 때문입니다. 옛날에 원시인들은요. 비타민D가 안 부족합니다. 햇볕에 피부 노출하고. 비타민D가 많은 대표적인 식품이 동물의 내장인데 말이죠. 내장을 뭐, 사냥으로 통째로 먹었단 말이죠. 근데 현대인들 동물내장 못 먹죠. 햇볕에 안 나가죠.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비타민D 부족한 분들은 챙길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하버드 대학의 보건 대학원은 지난 2008년도에 비타민D만큼은 이게 음식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서 비타민제 상태로 매일 한두 알쯤 먹는 것을 공식적으로 권장하기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비타민D가 상당히 중요하네요. 그런데 꼭 먹어야 하는 사람 어떤 사람들일까요?

▶ 홍혜걸/의학박사:
이게 번거롭지만, 병원에서 혹시 나중에 피검사를 하실 일이 있으면 비타민D 농도를 추가해서 알아봐 달라고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혈중농도가 20보다 낮으면 그때는 의학적으로 알약으로라도 보충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행히도 비타민D는 합성이 굉장히 쉽기 때문에 값이 쌉니다.

한 달 치가 제가 보기에 수천 원이면 가능하거든요. 사실은 알약으로 먹는 게 정서적으로 거부감이 있고 자연스럽지 않은 면도 있지만 비타민 D가 한국 사람들에게 워낙 부족하고 또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그런 영양소이기 때문에 저는 비타민D가 부족한 분이라면 하루 한두 알 보충한다는 개념으로 드시는 거. 이거는 제가 보기에는 과학개념으로 선용하는 지혜라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혈액 검사할 때 비타민D 농도 체크 좀 해주세요, 이렇게 표현하면 된다는 거죠.

▶ 홍혜걸/의학박사:
비타민D 하나 때문에 일부러 피를 뽑기는 좀 억울하잖아요. 그래서 다른 이유로 피를 뽑으실 때 가까운 동네의원 어디에서나 가능합니다. 나의 비타민D 농도가 얼마나 됩니까, 이거 한번 알아볼 필요가 있는데요. 해보시면 10에 8~9명은 다 부족합니다. 굉장한 지금 심각한 수준이죠.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홍혜걸/의학박사: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홍혜걸의 메디컬 이슈, 홍혜걸 박사와 함께 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