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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주시경이 왜 5월의 스승?…교육부, 돌려막기 사업 논란

대담 : 이준식 역사정의실천연대 정책위원장

▷ 한수진/사회자:

교육부가 추진해 온 <이달의 스승> 선정사업이 친일 논란에 휩싸였던 것, 기억하십니까? 지난 2월에 도산 안창호 선생을 비롯해서 12명의 인물을 선정해 발표했는데요. 이 가운데 상당수가 친일 행적을 비롯해 흠결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업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이달의 스승> 사업, 이대로 표류하는가 싶었는데요. 어제 황우여 교육부총리가 "10월의 스승으로 선정해 놓은 주시경 선생을 5월의 스승으로 앞당겨 선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돌려막기 하느냐, 졸속행정이라는 비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역사정의실천연대 이준식 정책위원장 연결해서 말씀 좀 나눠보겠습니다. 이준식 위원장님, 나와 계십니까?

▶ 이준식 정책위원장/역사정의실천연대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이달의 스승 사업, 어떻게 시작이 된 걸까요? 

▶ 이준식 정책위원장/역사정의실천연대

올해로 광복 70주년이라고 해서 교육부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사업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전엔 '이달의 스승'이라는 제도가 아예 없었고요. 올 들어서 처음 시작한 건데요. 광복 70주년 사업치고는 시작부터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취지는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여러 가지 잡음이 많이 일고 있습니다. 일단 지난 2월에 올해의 스승 12명을 발표 했는데, 논란이 있는 분들도 포함이 됐다는 거죠? 

▶ 이준식 정책위원장/역사정의실천연대

예.

▷ 한수진/사회자:

몇 분이나 되나요?

▶ 이준식 정책위원장/역사정의실천연대

모두 열두 분을 교육부에서 선정을 했는데요. 그 가운데 여섯 분 정도가 이상한 행적이 발견이 됐고요. 또 두 분도 의혹을 가질만한 부분이 발견돼서, 모두 여덟 분 정도가 논란에 휩싸였다, 이렇게 교육부에서 발표를 했는데요. 정확하게 얘기하면 친일논란이라기 보다는 그 행적에 이상한 부분이 발견됐다, 그런 정도인데. 교육부가 '친일'이라고 단정을 하는 바람에 논란이 더 커진 부분도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떤 행적이 이상한 건가요? 

▶ 이준식 정책위원장/역사정의실천연대

언론보도를 통해 잘 알려진 것처럼 첫 번째 이달의 스승으로 선정된 최규동이라는 분은요, 명백한 친일 행적을 보였고요. 다른 분들의 경우에는 이게 '친일'이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이달의 스승이라고 하기에는 좀 뭔가 결격사유가 될 만한 행적이 발견됐다, 이 정도로 정리를 하면 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3월의 인물 최규동, 이 분은 '죽음으로 일왕의 은혜에 보답하자' 이런 글을 썼다는 거죠? 이 분은 좀 명백한 편인가요? 

▶ 이준식 정책위원장/역사정의실천연대

그 글 자체가 명백한 친일 글이고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일본 천황을 위해서 조선의 젊은이들이 일본 군인이 돼가지고 죽음으로써 은혜를 갚자, 이런 내용이니까요. 명백한 친일 글이죠. 이밖에도 최규동이라는 분은 한 10건 정도의 친일 행적이 발견이 됐습니다. 그러니까 이 분 같은 경우에 명백히 '친일 행위를 했다' 단정을 할 수 있고요. 다른 분들의 경우에도 한두 건 정도 좀 이상한 행적이 자료를 통해 확인이 됐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이준식 정책위원장/역사정의실천연대

이를 테면 친일단체의 이름을 얻는다든지요. 그 다음에 당시 방송이라는 것이 조선총독부에서 직접 관여하는 관영방송인데요. 이 방송매체, 라디오 방송에 나가가지고 전쟁을 찬양하는 강연을 했다든지, 이런 행적들이 다른 분들의 경우에도 조금씩 발견이 됐습니다. 그래서 이런 행적을 갖고 있는 분들을 굳이 이달의 스승으로 선정할 필요가 있는가, 그런 의문이 드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교육부가 직접 선정한 건가요? 

▶ 이준식 정책위원장/역사정의실천연대

한국교총과 공동으로 선정을 했다고 발표를 했는데요. 내용을 보면, 한국교총에서 실제로 선정 작업을 주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교총에서 선정을 좀 잘못한 건가요? 

▶ 이준식 정책위원장/역사정의실천연대

교총에서 선정위원회를 구성을 해가지고 선정위원회를 통해서 선정을 한 건데요. 현재 선정위원 명단을 공개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이 선정 작업에 참여했는지 알 수 없지만, 대충 보면 한국교총에 굉장히 우호적인, 그러니까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라고 볼 수 없는 분들이 들어가서 선정 작업을 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닌가, 이렇게 짐작을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논란의 여지가 없는 분들은 딱 네 분인 거고요? 최용신, 주시경, 안창호, 이시열, 이렇게 네 분이 되는 거죠?

▶ 이준식 정책위원장/역사정의실천연대

네,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다른 분들은 다 이런저런 문제가 좀 있다는 말씀이시고, 그래서 논란이 일자, 교육부에서 다시 조사를 한 거죠?

▶ 이준식 정책위원장/역사정의실천연대

교육부에서 직접 조사를 한 건 아니고, 민족문제연구소에 조사를 의뢰한 거죠. 그래서 민족문제연구소에서 각종 자료를 조사를 해 보니까, 이런저런 흠결 사항이 발견이 된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안창호 선생 관련단체, 흥사단에서도 명단 발표하고 나서 크게 비판한 적이 있었다면서요? 

▶ 이준식 정책위원장/역사정의실천연대

흥사단하고 그 다음에 도산 안창호 선생 관련 단체가 도산학회, 도산기념사업회라는 게 있습니다. 세 단체가 연맹으로 교육부에 서한을 보내서, 이런 논란이 되는 인물들과 같이 도산 안창호 선생이 이달의 스승으로 선정된 것 자체가 자신들이 보기엔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달의 스승'이라는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교육부에 요청을 했습니다. 안창호 선생을 기념하는 단체 입장에서 봐서도 이게 썩 껄끄럽진 않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황우여 교육부 총리는 '이달의 스승으로 선정된 분들은 지금까지 존경받던 분들이다' 이런 얘기를 어제 했더라고요? 

▶ 이준식 정책위원장/역사정의실천연대

'지금까지 존경받던 분들'이란 표현이 참 문제가 있는 건데요. 그만큼 우리 사회가 일제강점기에 일어났던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일에 대해서 잘 모르고, 또는 숨기고 그래왔다는 것이 이번 이달의 스승 제도를 통해서 입증이 된 겁니다. 

그 논란이 된 여덟 분 가운데 상당수가 이미 독립유공자로 서훈까지 됐습니다. 근데 친일과 관련됐던 이상한 행적과 관련된 부분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서훈까지 된 건데요. 그렇다면 지금까지 존경받던 분들이라고 문제를 삼을 것이 아니라, 그렇게 이상한 행적이 드러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서 교육부로서는 오히려, 오히려 반성하는 자세를 갖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이 분들 중에서 서훈을 받은 분들이 상당수 계시다... 뭐가 그동안에 계속 잘못돼왔던 거고. 지금 교육부는 앞으로 선정위원을 더 보강을 해서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어요. 그리고 주시경 선생 같은 경우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해서 당초에는 10월의 스승으로 선정을 했다가 5월의 스승으로 좀... 어떻게 말씀드려야 하나요? 앞당겨 선정했다고 해야 되나요? 

▶ 이준식 정책위원장/역사정의실천연대

10월과 관련된 인물이라고 해서 주시경 선생을 10월의 인물로 선정 했는데요. 굳이 그런 분을 5월로 또 당겨서 하겠다는 건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아무 관련도 없는 달에 주시경 선생을 선정하겠다는 것 자체가 이 사업, 지금 뭔가 좋지 않게 흘러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고요. 교육부가 이 사업을 이렇게 강요하기보다는 원점에서 이 사업 자체를 재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그렇게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원점에서 검토해야 된다? 

▶ 이준식 정책위원장/역사정의실천연대

네, 이를테면 도산 안창호 선생 같은 분, 또는 주시경 선생 같은 분들은 단순히 교육자, 교사로서 평가받기보다는, 교육 부분을 떠나서도 사실은 겨레의 큰 스승으로 존경을 받는 분들인데요. 그런 분들에 대해서 '이달의 스승'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다 붙이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그런 부분도 검토할 필요가 있고요.

그 다음에 정 이 제도를 제대로 살리려면, 진짜 음지에서, 교육을 위해서 헌신하는 분들을 새롭게 찾아서, 발굴을 해서 기념하고 기억하는 사업으로 가야지, 이미 다 세상에 다 알려진 분들을 새삼스럽게 '이달의 스승'이라고 선정하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런 부분도 교육부가 좀 다시 검토하길 바란다는 뜻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렇게 허술하게 할 바에야 아예 안 하는 게 낫다는 말씀이시네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역사정의실천연대 이준식 정책위원장과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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