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토리] 유족 두 번 울리는 봉안당(납골당)
올해 여든인 정예관 씨는 2년 전부터 납골당에 모신 어머니를 찾아뵙지 않고 있다. 일 년에 두 번씩 어머니를 찾아뵀던 그가 더 이상 납골당에 가지 않는 이유는 어느 날 보게 된 사진 한 장 때문이었다.
사진은 유골함을 모시는 안치단이 넘어져 유골함이 박살이 나고 유골들이 섞여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게 된 참혹한 상황을 보여주었다.
납골당 측은 섞인 유골을 수습해 새 유골함에 잘 모셨다고 얘기했지만 그는 남의 유골에다 인사하는 것 같아 납골당에 가지 않고 있다며 비통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 납골당의 문제는 이것 뿐 만이 아니었다. 이 납골당은 최근 투자자들 간 복잡한 이해관계로 인해 판매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납골기를 분양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해당 납골당은 이러한 사실을 알리지 않고 계속 영업을 하고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2013년 보건복지부는 우리나라 화장률이 76.9% 라고 발표했다. 사망자 10명 중 8명이 화장을 하면서 전국적으로 373개의 납골당이 운영되고 있으나 리베이트와 불공정 환불조항, 허술한 관리 등 납골당을 둘러싼 문제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용료가 저렴하고 운영관리 측면에서도 믿을 수 있는 공설 납골시설이 확충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자체에서 이미 마련한 납골시설의 이용률은 매우 저조한 상황. 일례로 서울시 11개 구는 2004년부터 구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40,948기의 납골기를 확보했는데 현재까지 안치율은 3.6%에 지나지 않고 있다.
고인의 마지막 안식처마저 부정부패로 얼룩진 현실. '뉴스토리'에서는 유족들을 두 번 울리는 납골당 부실 경영의 실태를 고발하고 공설 납골시설 이용률이 저조한 이유가 무엇인지 취재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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