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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고 서툴러도…장애인 자립 돕는 희망의 식당

<앵커>

오늘(20일)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조금 느리고 서툴더라도 장애인들이 자립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우리 사회의 역할일 텐데요.

지역 주민들이 힘을 모아 장애인의 자립을 도와주는 식당이 있어서 류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왁자지껄한 감자탕집.

24살 이영주 씨가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영주 씨는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장애가 있습니다.

혼잣말도 해 가며,

[이영주/지적장애인 : 물 챙겨야지.]  

서툴지만 외운 대로, 빠짐없이 해내려 애씁니다.

[손님 : 콩나물국도 있고요. (뼈 전골도요?) 네, 뼈 전골. 그 다음에….]  

손님 수와 밥공기 숫자가 맞지 않는가 하면 주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지만, 손님들은 채근하지 않고 기다려 줍니다.

[최영남/손님 : 또박또박 제가 주문을 하게 되고. 근데 와서 실수한 게 아닌데도 와서 "죄송합니다" 이러길래 제가 더 죄송하고.]  

이 집 종업원 중 4명이 영주 씨 같은 지적장애인입니다.

돈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기 위해 문을 연 식당입니다.

재작년 1호점에 이어 지난 3월 3호점까지, 천안에 세 군데 점포가 있습니다.

[김은희/정신장애인 시설 원장 : (지역민들에게) 일시적인 후원보다는 (장애인들이)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곳을 함께 마련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제안했어요.)]  

이웃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왔습니다.

소파와 탁자는 호프집 주인이, 주방용품과 냉장고는 근처 식당 주인이 기꺼이 내놨습니다.

건물 주인은 1년 넘게 임대료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채순란/건물주 : 임대료 얘기를 먼저 꺼내지, 저는 한 번도 안 해봤어요. 뻔히 아니까.]  

우울증이 심한 장애인 한 명이 이곳을 거쳐 다른 식당에 취업할 수 있었고, 3호점은 예비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아 지자체에서 인건비 지원도 받게 됐습니다.

[종업원 : 손님들도 많이 오고, 맛있다고 그래요. (기분이 좋아요?) 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김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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