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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현장서 딱 걸린 촌지교사, 정작 걱정되는 건…

초등학교 교사들이 교실에서 촌지를 받다가 적발됐다는 소식, 그저께(15일) 전해 드렸죠.

이 내용을 취재했던 김광현 기자가 리포트에는 다 담지 못한 뒷이야기들을 취재파일에 담았습니다.

극히 이례적으로 교육청이 아닌, 총리실 소속 감사관들이 촌지 수수 현장을 잡았습니다.

여성 1명과 남성 4명이 은밀하게 감찰 활동을 벌이고 있었던 겁니다.

이 학교는 교문 앞에 보안관실이 따로 없고 마침 학부모 상담 기간이라서 들락거리는 발길이 많아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이들을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학교장은 거의 자포자기한 모습이었는데요, 이번에 걸린 교사들이 둘 다 정년을 1년 안팎으로밖에 안 남겨둔 비교적 고령인 데다 큰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더이상 출근하지 않겠다고 하는 걸 겨우 설득해서 지금도 수업을 맡기고 있다고도 했는데요, 김 기자는 이런 상황에서 수업이 정상적으로 될 리가 없어 보여 아이들이 제일 걱정됐습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가 될까 봐 해당 교사들을 직접 만나는 취재는 무리해서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이 학교는 사건이 벌어진 뒤 나흘 뒤에야 촌지나 찬조금을 절대 받지 않는다는 공지를 홈페이지에 띄웠습니다.

촌지 문제가 얼마나 안 없어지면 근절을 위해 신고 포상금이다 쌍벌제다 말들이 많은데요, 사실 학교가 먼저 이렇게 어떠한 형태의 촌지도 건네지 말라는 강경한 태도를 분명하게 밝히면 해결이 훨씬 간단해집니다.

요즘 안 그래도 선생님들 문자나 SNS 많이 쓰는데 이런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반복적으로 확실히 알린다면 그래도 굳이 선물을 주겠다는 학부모가 오히려 민망해지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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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중동 특파원이 남긴 취재파일입니다.

며칠 전 리비아에 있는 우리 대사관이 IS의 총격을 받았다는 소식 보도해 드렸는데요, 이 북아프리카에 있는 리비아에서 IS의 세력이 점점 커지면서 리비아가 IS의 새로운 근거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정규진 기자가 그 배경을 분석했습니다.

IS는 최근 들어 부쩍 리비아에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주로 북동부에서 북중부까지 퍼져 있는데요, 아직 전투를 수행할 만큼 성장하진 않았지만, 무차별 테러와 납치, 살해 등을 통해 힘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IS가 언제 어떻게 리비아에 둥지를 틀게 됐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건너오기보다는 추종자들이 자생적으로 모여든 것으로 보입니다.

요즘엔 아예 자신들의 선전잡지를 통해 리비아나 튀니지로 오라고 선동하고 있습니다.

IS가 특히 리비아에 뿌리내리기 유리한 이유는 4년 전 카다피 독재가 붕괴된 이후, 이곳엔 군벌 세력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며 서로 연계하고 반목하는 춘추 전국시대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전국적인 통제력을 가진 정통 정부가 없는 상황이어서 혼란을 먹고 자라는 IS에게 리비아는 더없이 좋은 토양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또 지칠 때로 지친 국민들이 보기에 전투력으로 무장한 돈 많은 IS는 오랜 내전에 마침표를 찍어줄 구원자로 비춰지기도 합니다.

게다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집트에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탄압을 받고 있어서 이들에게 리비아가 이슬람 근본주의를 실현할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나아가 앞으로 리비아에서 IS의 부상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가운데 당연히 우려되는 건 우리 교민들의 안전입니다.

이번 대사관 피습으로 우리나라도 IS의 표적에 포함됐음이 입증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당시 외교부는 전임 리비아 대사가 이미 발령을 받아서 귀국해 있었단 것도 몰랐다고 하죠.

과연 교민들의 신변을 제대로 보호할 수나 있는 건지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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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부 취재파일도 하나 보시죠.

다음 달 16일이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꼭 1천 일 앞으로 다가옵니다.

이날에 맞춰 개회식과 폐회식을 연출할 총감독도 발표되는데요, 성공적인 행사를 위해서는 뭐가 관건인지 권종오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중국은 14억 대국의 파워를 유감없이 보여줬습니다.

불꽃놀이에만 100억 원을 비롯해 총 1천100억 원 이상을 쏟아부은 거로 추정됩니다.

지난해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의 개회식도 러시아의 예술과 과학기술이 어우러져 감동을 선사했는데요, 대략 8, 900억 원 정도의 막대한 자금이 들어갔을 거로 추측됩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2012 런던 하계올림픽의 개회식도 호평을 받았는데, 각각 383억 원과 470억 원이 쓰였습니다.

평창은 개회식에 책정된 금액이 얼마일까요?

한 450억 원이 투입될 전망입니다.

인천 아시안게임 때의 2배 정도로 밴쿠버 때보다는 조금 많고 런던 때와는 비슷한 수준입니다.

결코 넉넉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도 아니라는 뜻입니다.

지난주 역대 올림픽의 유명 감독들이 평창올림픽의 총감독 후보들을 심사하기 위해 방한했는데요, 예산의 규모가 개회식의 성과와 비례하는 건 아니라고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누구는 음악에 강하고, 누구는 영상에 강한데, 이는 도구에 불과할 뿐 가장 중요한 건 스토리텔링 능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적은 예산으로도 전 세계 수십억 시청자를 감동시킬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면 충분히 훌륭한 개회식을 치러낼 수 있는 겁니다.

결국, 승부는 스케일이 아니라 콘텐츠입니다.

하지만 작년 소치 올림픽 폐회식에서 평창이 차기 개최 도시로서 잠깐 보여준 공연은 너무 한국적인 요소만 내세워서 기대만큼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어내지는 못한 감이 있었죠.

이제 총감독이 확정되면 3년 뒤, 한국과 강원도를 전 세계인들에게 멋지게 선보일 수 있도록 조직위뿐 아니라 정부까지 프로그램 준비와 지원에 총력을 기울여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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