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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세월호 트라우마' 심각…치유하려면

<앵커>

세월호 참사는 희생자 가족뿐 아니라 우리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마음의 상처를 남겼습니다. 지난 2월 안산 시민 1천여 명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무려 9명 이상이 분노와 무력감, 불안과 같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었습니다. 집단 트라우마가 심각한 상황인데요, 우리 사회가 이를 딛고 일어서기 위해 필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남주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1년 전 진도에서 의료진 지원을 했던 피지영 씨는 아직 아픔을 씻어내지 못했습니다.

[피지영/서울대병원 홍보팀 : 가슴이 막히고 내 애 같고 그렇더라고요. 근데 정말 지금도 그걸 보면 정말 힘들어요. 되게 많이 힘들어요.]

간호사로 진도항에서 희생자 가족을 돌봤던 이영진 씨는 상당 기간 죄책감과 무기력감에 시달렸습니다.

사고 직후 일반 시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왜 사고가 일어났으며 국가는 무얼 했는지 우리는 왜 이렇게 허약한지 한동안 질문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영진 씨는 같은 경험을 했던 동료와 무력감과 우울감을 털어놓은 뒤 상처를 극복했다고 말합니다.

[이영진/서울대병원 간호사 :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서 일상에서 열심히 일을 하면서 저는 간호사로서 더 많은 보살핌을 드려야 되겠다.]

유가족의 고통을 옆에서 지켜봤던 안산 시민도 서로의 처지를 이야기한 뒤 힘든 게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9·11 테러 이후 집단 트라우마를 겪었던 뉴욕 시민 가운데 추모관 건립이나 사고재발 방지를 위한 활동에 적극 참여한 사람들이 상처를 더 빨리 극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혜남/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소통하고 나누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끔 같이 토론의 장으로 끌고 나오는 것, 사람들한테 알리는 게 중요하죠.]

세월호 참사 1년, 이제는 불통과 적대감을 넘어 더 나은 사회를 만들려는 마음을 어떻게 모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외상 후 성장을 이뤄내야 합니다.

외국 연구결과를 보면 대형 재난 후 2년이 지나면 사회적 상처의 치유는 쉽지 않습니다.

(영상취재 : 이재경·최호준,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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