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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보험금 주기 싫어하는 직원들, 이유 있었다!

의사가 암이라고 진단하고 암 수술까지 받았는데도 보험사가 보험금을 적게 주려고 암이 아니라고 우기는 실태 지난주 생생 리포트로 전해 드렸는데요, 우리 보험업계의 잘못된 구조가 문제였습니다.

김종원 기자가 취재파일에 자세히 남겼습니다.

보험사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대장암에 대해서 만큼은 2008년에 나온 한 학술지 일부를 근거로 들이밉니다.

1cm가 넘지 않는 직장 유암종은 암이 아닌 경계성 종양으로 보자는 내용입니다.

이 의견은 의학계의 다양한 학설 가운데 하나에 불과할 뿐인데도 말입니다.

의사가 어떤 학설을 따를지는 어디까지나 의사의 재량이고, 이 1cm 기준을 따라야 한다는 의무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실제 세계 보건기구나 미국 암 협의회도 1cm보다 작더라도 직장 내 유암종을 암으로 보고 있고, 심지어 보험사들의 약관에도 전문의 자격증을 가진 자의 임상학적 진단이 증거로 인정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그런데도 보험사 직원들은 암 분야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국립암센터, 그중에서도 대장암 센터장이 대장암 판정을 내려도 찾아가서는 틀렸다고 주장합니다.

자문 의사도 많고 법무팀도 든든해서 환자와의 소송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지난 1월에는 한 직원이 경찰을 사칭해 한창 수술 중이던 병원을 급습해서는 진료 기록 등을 허위로 압수수색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을 정도입니다.

자기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는 것도 아닌데, 보험사 직원들이 이렇게 의사와 실랑이를 벌이면서까지 병명을 바꾸려 하는 이유는 보험사 지점마다 할당된 지급 한도 때문이라고 합니다.

분기별로 보험금을 얼마 이상 지급하면 직원들이 불이익을 받는 시스템이라는 겁니다.

이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아픈 것도 때맞춰 아파야 보험금을 탈 수 있다고 말합니다.

보험금을 신청할 시점에 해당 지점의 한도액이 얼마나 남았느냐가 관건이라는 뜻입니다.

현실적으로 치료가 힘들 정도로 암이 커져야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이런 모순을 바로잡으려면 금감원이 엄정한 감독에 나서야 합니다.

▶ [취재파일] 보험사 가라사대 "암이 아니다" 하니, 암이 아니게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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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멀리 영국의 해군이 곤란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핵 잠수함 한 척이 크게 손상됐는데, 그 원인을 놓고 유럽에서 말들이 많습니다.

김태훈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탤런트'라는 이름의 트라팔가급 잠수함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북극해에서 러시아의 잠수함 활동을 감시하는 작전을 펼쳐왔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임무를 마치고 영국 데번 항에 입항했을 때 모습은 전망 탑이 심하게 부서진 상태였습니다.

두꺼운 철판이 종잇장처럼 찌그러졌고 어른 몇 명이 들어앉을 수 있을 정도의 커다란 구멍까지 뚫렸습니다.

수리비로 미화 74만 달러가 들었습니다.

이에 대해 영국군 당국은 유빙과 충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모든 유빙을 다 탐지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사고 발생 지역과 시기는 밝히지 않았고, 또 전망 탑이 이토록 망가진 체로 어떻게 돌아왔는지도 설명하지 않아 군사 전문가들도 '미스터리'라고 표현하며 긴가민가하는 반응입니다.

사실 유빙이란 게 몇십 노트로 항해하는 고속정도 아닌데 피하지 못했단 게 납득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일부는 러시아 잠수함이나 함정과 충돌했을 거란 추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필 올 초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 대 미국, 러시아 대 유럽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던 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현지 언론은 냉전 시대였던 1981년의 은폐 사건을 다시 떠올리고 있습니다.

당시에도 셉터 함이라는 영국의 핵 잠수함의 전망 탑에 큰 구멍이 생겼었는데 승조원들이 얼음과 부딪혔다고 거짓말을 했지만, 알고 보니 러시아의 핵 잠수함과 충돌했었던 겁니다.

어느 나라에서나 군이라는 조직은 업무의 성격상 뭐든지 있는 그대로 알릴 순 없는 노릇입니다.

그러다 보면 일단 숨기고 보는 습성이 몸에 배기도 쉽고, 그래서 콩으로 메주를 쒔다고 해도 못 믿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물론 군이 하는 일을 민간인들이 일일이 알아서는 안 되겠지만, 너무 쉬쉬해도 신뢰가 깨지는 법입니다.

그 적당한 선을 잘 지키는 게 참 어렵고도 필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 [취재파일] 英 핵잠수함 전망탑 파손…유빙이냐, 러 핵잠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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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문화부 최호원 기자의 취재파일 하나 보시죠.

요즘 아주 왕성하게 취재파일을 쓰고 있는데요, 주로 재미있는 영화계 소식이다 보니 인기가 많아서 이번 것도 SBS 홈페이지에서만 12만 명이 넘게 읽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8시 뉴스에서 다뤘던 영화의 시각 효과, 비쥬얼 이펙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입니다.

아기가 노인의 외모로 태어나 나이가 들수록 거꾸로 젊어지는 걸 나타내기 위해 휴먼 디지털 기술이 쓰였습니다.

2008년에 나왔으니까 할리우드는 이미 10년 가까이 이 기술을 연구해온 셈입니다.

그런데요, 최근엔 우리나라도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시장 쪽에서 의뢰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데요, 지난해 말 개봉해 1천55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며 대박을 터뜨린 중국 영화 <지취위호산>에서는 우리나라 업체가 호랑이를 작업했고 중국에서 역대 흥행 3위에 오른 영화 <몽키킹>에서도 용을 비롯한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우리 업체가 담당했습니다.

중국내 최대 극장체인을 갖고 있는 완다 그룹은 이달 초 아예 CG 고릴라가 출연하는 영화 <미스터 고>를 제작한 국내 한 시각효과 전문 업체에 우리 돈 109억 원가량을 투자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한국의 기술력은 얼굴의 미세한 근육부터 피부색, 피부 결, 그리고 모공이나 털까지 살려내는 인물 CG까지도 세계적 수준을 따라잡고 있습니다.

영화 국제시장에서 주인공 황정민 씨의 배에 없던 복근을 새로 만들어 넣은 것처럼 말이죠.

영화 시각효과에서 한국이 주목을 받고 있다니 좋은 현상입니다.

아마도 어설픈 CG를 용납하지 않는 날카로운 한국 소비자들의 눈 덕분이 아닐까 싶은데요, 앞으로도 한국의 시각효과 업체들이 팬들과 함께 더욱 발전하길 기대합니다. 

▶ [취재파일] 세계가 반한 한국 영화그래픽업체들의 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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