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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에 함몰된 한국사회, 정신의 자주력 회복해야"

"현재 우리 사회는 물질에 함몰되고 이념의 노예가 됐습니다. 정신과 물질이 전도된 상태입니다. 정신적 주체를 세우고 도덕성을 회복해 정신력에 의해 물질을 선용하는 정신의 자주력을 확립해야 합니다." 올해로 원기(圓紀) 100년을 맞은 원불교의 최고 지도자 경산 장응철 종법사(75)는 원기 100년 대각개교절(大覺開敎節·4월28일)을 앞두고 전북 익산 원불교 중앙총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경산 종법사는 "한국사회는 그동안 성장·경제 위주로 발전해와 후진국형 사고가 여기저기서 생기고 물질 위주의 사고가 지배하고 있다"며 "세월호 참사도 결국은 이런 문제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사회는 이제 일류 국가 되려면 뭘 해야 할까 깊이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며 "물질 위주의 사고, 보혁 갈등, 빈부 갈등, 남북통일 등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를 다시 검토하지 않으면 계속 (세월호 참사 같은) 문제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했다.

경산 종법사는 또 "현재 한국 사회가 물질에 함몰되고 이념의 노예가 됐다"고 비판하면서 영성과 육신이 같이 가는 '영육쌍전(靈肉雙全)'의 정신, 빈부·보혁 갈등 등을 극복하고 함께 나아가는 '화합동진(和合同進)'이 한국사회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는 "정부는 진상 규명을 확실히 하고, 유가족의 상처를 잘 이해하고 위로해야 한다"며 "유가족들은 깊어진 마음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도록 노력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100주년을 맞는 원불교의 과제에 대해서는 "한국사회에서 원불교적 가치를 정착시키고, 해외 교화를 통해 세계적 종교로 도약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산 종법사는 "과거 100년이 움츠리고 준비하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100년은 한국사회의 주류 교단에 진입해 한국사회에 원불교적 가치를 구현시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현재 익산에 있는 원불교 교정원을 서울로 옮겨 교화의 터전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전 세계 26개국에 교당 68곳을 포함, 100곳 가량의 원불교 시설이 있다"며 "세계 교화를 통해 원불교의 혼과 함께 한국 문화를 세계에 전파하는 것이 원불교의 과제"라고 말했다.

여성 교무의 결혼 문제, 여성 교무원의 복장 변경 등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계속 논의하고 있다"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산 종법사는 작년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서도 "넬슨 만델라와 함께 최근의 인물 중 성자로 꼽을 만한 분"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인류사회를 평등사회로 만들기 위해 약자를 끊임없이 보호해서 약자를 강자로 만드는 것이 원불교의 교법 중 하나인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를 잘 실천하시는 것 같다"며 "개혁의 의지가 확실하고 현실 진단이 정확한 분"이라고 말했다.

일반인들을 향해서는 "마음의 자유를 얻는게 부처"라며 일반인도 마음공부를 하면 마음의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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