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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세계 증시 '유동성 잔치'…'경제 정의' 회복은 어떻게?

[월드리포트] 세계 증시 '유동성 잔치'…'경제 정의' 회복은 어떻게?
● 세계 4대 경제 증시의 '역사적' 신고가 행진

 날마다 세계 4대 경제중심의 주가는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미국 나스닥의 15년 만의 5천 돌파, 독일 닥스 지수를 비롯한 유럽 증시의 역사적 신고가 행진, 일본 증시의 15년 만의 2만 돌파, 중국 증시의 8년 만의 4천 돌파. 가끔 조정을 받고는 하지만, 또다시 신고가 행진을 되풀이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럼 미국, 유럽. 중국, 일본 경제가 역사상 또는 십수 년 만의 호황을 기록하고 있는가?. 그건 아니다. 주가와 실물 경기가 따로 놀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주가가 실물 경기를 선반영한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지금 주가와 실감 경기의 격차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 '리먼 쇼크' 그 후…'유동성' 잔치

 지금 전 세계는 '돈의 바다'에 빠져 있다.  2008년 '리먼 쇼크'가 얼마나 큰 세계 경제 위기였던지는 그 후에 풀린 돈의 양, 즉 유동성을 보면 더 잘 알 수 있을 정도이다. '무제한 통화공급', '0%대 금리'는 미국이나 일본 만의 얘기가 아니다. 유럽에서는 은행에 돈을 맡기면 오히려 수수료를  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고, 중국도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낮추며 통화공급에 적극 나섰다. 

 한국도 단군 이래 최초의 1% 금리인 상황이다. 이런 거대한 '유동성의 바다'가 전 세계 증시를 밀어 올리고 있다. 다행히 세계 경제는 조금씩 살아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유동성의 결말은 결국 자산가치의 급격한 상승으로 나타날 것이다. 필요한 만큼 돈을 풀고, 때가 되면 돈을 거둘 수 있는 그런 아름다운 결말은 존재하기 어렵다. 금융자본의 탐욕성은 인간이 제어 가능한 범위에 있지 않다는 건 '리먼 쇼크' 때 이미 증명됐다. 

 지금은 '디플레'를 걱정하는 상황이지만, 수년 후 '인플레'를 우려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경제는 그렇게 파동을 타고 순환한다는 앞선 경험이 증명한다. '디플레'가 심했던 만큼 '인플레'도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는 '아베노믹스'가 '아베겟돈'이 될 수 있다는 경고와 궤를 같이한다. 일본은 유동성을 흡수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금리를 올리면 국채의 이자율도 올라가는 데, 국가 부채비율 240%인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결국 '하이퍼 인플레'가 나타난다는 게 아베겟돈의 근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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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닛케이지수 2만 돌파…월급쟁이의 봉급은?

 지난 금요일 (4월 10일) 일본 닛케이 지수는 종가는 아니지만 15년 만에 장중 2만 엔을 돌파했다. 일본 언론은 아베노믹스와 연관지어 분석하는 흐름이다. 그런데 시민의 인터뷰는 "실물 경기도 함께 좋아졌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주가는 15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지만, 근로자의 월급은 15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얇아져 있다. 15년 전 민간기업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465만 엔이었지만, 근로자의 셀러리는 계속 조금씩 줄어 여전히 410만 엔 안팎 수준이다. 월급쟁이의 봉투는 기업의 이익 증가는 물론 주식 시장의 상승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고, 앞으로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일본의 일자리도 비정규직 비율이 계속 늘고 있다. 전체 일자리의 40%를 넘었다. 어쩌면 이런 비정규직이 늘면서 기업의 이익이 증가하는 지도 모른다.  

● 양질의 '일자리'는 어디에?

 근로자의 삶이 나아지기 위해서는 경제 발전과 함께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시대는 끝났다. 이런 우스갯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조선 시대 지방 양반의 머슴은 한양에 한 번 다녀오면 한 달 걸렸고, 한 달 치 세경을 받았다. 한 머슴이 한양을 다녀오는 동안 다른 머슴이 집을 지켜야 했다. 그런데 요즘 근로자는 KTX나 비행기를 타고 하루면 다녀올 수 있다. 한 달에 2,30번을 다녀와야 한 달 치 월급을 받는다.

 시대가 변하면서 그만큼 육체노동자의 필요성이 줄었다는 얘기다. 지금은 정보화 시대를 넘어 모바일 시대이다. 모바일 게임기업이나 인터넷 포털기업의 이익이 급증한다고 해서 공장이 더 필요하지도 않고, 관리자가 많이 더 필요하지도 않다. 화이트칼라의 일자리도 증가하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경제가 발전하고 기업의 이익이 늘면 '양질의 일자리'도 비례해서 늘던 시대는 '산업 사회'에서 끝이 났다      
 
● 뒤처지는 '노동 소득'

  지난해 붐을 일으킨 경제학자 피케티의 명제는 '자본 수익률'이 늘 '경제 성장률'을 앞선다는 것이다. '부의 불평등'은 갈수록 심해지고. '부'는 소수에게 집중된다는 얘기로 이해하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열심히 일만 하면 먹고 살만한 중산층은 될 수 있었던 그런 시대'는 앞으로 구현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노동 소득의 증가율과 자본 소득의 증가율 격차는 굳이 통계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명확하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나 세계 증시의 상승률이 노동자 소득의 상승률보다 훨씬 앞서간다는 게 눈에 보이는 증거이다. 부유한 국가에서 민간 부의 총액은 2, 30년 전 국민 소득의 2, 3배 수준이었지만, 최근 4, 5배 수준까지 향상했다   

● '경제 정의' 회복 방법은?   

 '소득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가지 해법이 제시되고 있다. 현실적이고 개인적인 방법부터, 사회구조적 방법까지 다양하다.    

 1) 늙어서 거지 안되려면 주식 투자하라

 최근 한 유명 펀드매니저가 한 말이다. 논리는 간단하다. 주식을 사는 게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자본 소득을 나눠 먹는 방법이라는 얘기다. 여윳돈이 있는 중산층이 개인차원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긴 하지만, 한국 사회에는 주가 하락의 트라우마가 강하게 각인돼 있어 선택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잔파동을 무시하고 보면 한국의 종합주가지수도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미국의 중산층이 비교적 여유로운 이유가 주식을 가득 담고 있는 퇴직연금에 있다고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도 같은 맥락이다.       
       
  2) 근로자의 임금을 올려라

 일본의 아베정권은 물론 최근 우리 정부도 기업에 임금인상을 독촉하고 있다. 하지만, 예전처럼 기업을 압박할 직접적인 수단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그다지 효과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경제가 살아나고 기업의 이익이 증가하는 게 장기간 트렌드로 나타나야 기업도 임금인상에 적극적으로로 나설 것 같지만, 언제 경제위기가 다시 올지 모른다는 기업가의 트라우마 또한 최근 반복되는 경제 위기에서 더욱 강력해졌다. 

  3) '세제'의 개편  

 미국의 현명한 부자들은 소득 불평등을 우려하고 있다. 워런 버핏은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세제의 개편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저소득층에 대한 세액 공제 강화, 누진과세 강화 등을 제안하고 있다. 세제 개편은 정부와 입법기관의 몫이다. 위정자들이 소득 불균형의 심각성을 얼마나 절박하게 느끼느냐에 따라 빠르고 늦음은 있을 수 있지만, 결국 이런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본다. 

 지금은 제국주의 시대가 아니다. 대신 금융과 자원가격을 통해 상대국을 굴복시킨다. 국가지도자가 '금융'을 알아야 국가 위기를 막을 수 있고, 국민을 부자로 만들 수 있다는 얘기는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구소련의 해체도, 현재 푸틴의 위기도 석유 가격 하락에서 비롯됐다. 한국의 국부도 금융위기 과정에서 외국인들에게 헐값에 넘어갔다. 미국은 '플라자 합의'를 통해 한방에 일본 경제를 굴복시켰다. 중국이 최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도 미국의 금융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금융'을 알면 살고, '금융'을 모르면 망하는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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