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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ELS는 과연 중위험-중수익 상품인가?

[취재파일] ELS는 과연 중위험-중수익 상품인가?
ELS 광풍이다. ‘기준금리 1%대 시대, 최적의 투자 대안’으로 광고된다.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숫자로도 증명된다. 지난 1분기 파생결합사채(ELB)를 포함한 ELS(주가연계증권)의 발행액은 24조 1,039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4%나 늘어난 규모다. 이 데이터를 집계한 한국예탁결제원은 “사상 최저 수준인 1%대의 기준금리와 연초 이후 국내증시의 완만한 상승 흐름 등이 맞물려 중위험-중수익 상품인 ELS가 초저금리 시대의 적정한 투자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설했다.

‘중위험-중수익’이라는 표현의 모호함은 ‘조금만 용기를 내면 연1~2%의 이자를 주는 은행 예금보다 훨씬 높은(약 5~6%)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 영업점 창구에서는 ‘요즘 같은 시장에서는 5~6%의 수익률을 손쉽게 달성할 수 있다’는 세일즈 멘트가 나올 게 뻔하다. 그런데 과연 ELS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인가?

금융감독원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ELS 등 파생결합증권의 수익률을 분석했다. 아래는 원금보장형과 원금비보장형으로 구분해서 구한 평균 수익률이다.
박민하 표
평균적으로는 원금비보장형의 연수익률이 원금보장형보다 0.5%p 정도 높았다. 원금보장형과 원금비보장형을 합한 전체 평균 수익률은 7년 동안 3.1%였다. 이 정도를 중수익이라고 말할 수 있나?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파생결합증권의 수익률을 다른 금융상품 수익률과 비교해 봤다.
박민하 표
이 표가 얘기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주가가 비교적 높았던 2011~2013년을 제외하고는 파생결합증권의 수익률은 은행에 예금하거나 회사채에 투자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에 못 미쳤다’는 것이다.

ELS 등 원금비보장형 파생결합증권은 보통 이익이 발생하면 만기가 짧아서 절대금액으로는 미미하다. 거꾸로 손실이 발생하면 절대손실률은 경험적으로 30~50%에 달했다. 수익과 손실이 상당히 비대칭적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과연 ELS는 중위험 상품으로 말할 수 있는가?

물론 지금은 시장환경이 변했다고 말할 수 있다. 과거 종목형 ELS의 손실 경험 때문에 최근에 발행되는 ELS는 대부분 지수형이다. 실제 올 1분기에 발행된 ELS의 99.1%인 23조 8,943억 원은 지수형이었다.

원금보전형태별로 보면 올 1분기에 발행된 원금비보장형 ELS가 20조 6,158억 원으로 전체 발행금액의 85.5%를 차지했다. 전 분기 대비 38.7%의 증가율이다. 반면 원금보장형은 61.9% 감소했다. 원금 손해 위험은 가급적 피하고 싶고(지수형 ELS 비중 증가), 그래도 좀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려는(원금비보장형 비중 증가) 이중적인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돼 있다.

금융시장이 항상 경계해야 하는 것이 바로 ‘쏠림’이다. 시중자금이 대거 ELS로 쏠리고 있다는 사실은 그 과정에 많은 불완전판매가 존재할 가능성을 내포한다. 투자자들은 위험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하고 있을까? 증권회사들은 위험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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