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또 토막살인'…경기남부 집중되는 잔혹범죄 왜?



'2012 오원춘, 2013 용인 모텔 엽기살인, 2014 박춘풍…'

5일 경기도 시흥 시화방조제에서 머리와 팔, 다리가 없는 여성의 몸통 시신이 발견되는 등 경기남부지역에서 매년 잔혹한 살인사건이 반복되면서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날 오전 0시께 시흥시 정왕동 시화방조제 오이선착장(대부도 방면 4분의 1지점) 부근에서 토막시신이 발견됐다.

발견된 시신은 머리와 팔, 다리가 분리된 상반신으로, 예리한 흉기에 의해 잘린 것으로 확인됐다.

예리한 흉기에 의해 잘렸다는 것은 의도적인 외력에 의해 시신이 훼손됐다는 의미여서 타살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경찰은 나머지 시신을 찾기 위해 수색을 진행하는 한편, 시신 신원을 밝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시신이 발견된 곳은 지난해 3월 머리없는 시신(우모씨, 당시 42세)이 발견된 시화 MTV(멀티테크노밸리) 4공구와 직선거리로 8㎞가량 떨어진 곳이다.

머리없는 시신 사건은 사인조차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해경 해체를 앞둔 지난해 9월 "우씨가 생전 부인에게 자살암시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이 확인됐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자살로 내사종결됐다.

올해 2월 화성시에서는 '육절기 토막살인'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육절기는 정육점에서 소나 돼지의 살과 뼈를 자르는데 사용하는 도구다.

2월 4일 오후 8시 30분 화성시 정남면에서 A(67·여)씨가 교회에 다녀오던 길에 행방불명돼 경찰의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A씨 집 바로 옆 가건물에 세들어 살던 김모(59)씨를 유력한 살인 용의자로 보고, 자택 수색을 요청했으나 김씨는 한차례 거부한데 이어 수색하기로 한 시각 3시간여 전에 자신의 집에 불을 질러 증거를 인멸했다.

김씨의 화물차 뒷좌석에서는 A씨의 혈흔이 검출됐고, 그가 나무 공예를 한다며 샀다가 보름만에 청계산 등에 버린 육절기에서는 A씨의 피부와 근육, 뼈 등 조직이 소량 발견됐다.

시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현재 방화혐의로만 기소돼 재판을 받는 김씨가 A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도 최근 A씨가 사망한 것으로 판단하고 변사처리하는 한편, 조만간 김씨를 살인혐의로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동거녀를 살해한 뒤 시신을 마구 훼손해 수원 팔달산 등에 유기한 박춘풍(55) 사건이 일어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박춘풍은 시신을 훼손하기 위해 새 월세방을 구하기도 했으며, 택시를 타고 다니며 비닐봉지에 넣은 토막시신을 곳곳에 유기했다.

박춘풍 사건은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했다는 점에서 용인 모텔 엽기살인(2013년 7월)이나 오원춘 사건(2012년 4월)과 닮았다.

용인 모텔 엽기살인은 알고 지내던 여성을 모텔에서 성폭행한 심모(당시 19세)씨가 신고할 것을 우려해 여성을 목졸라 살해한 뒤 밤새 시신 살점을 도려내 훼손한 사건이다.

10대였던 심씨가 당시 술조차 마시지 않은 맨정신에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은 수사진마저 놀라게 했다.

또 온 국민을 충격과 공포에 빠트린 오원춘 사건은 2012년 4월 귀가하던 여성을 납치해 살해한 뒤 시신을 수백조각으로 훼손한 사건이었다.

최근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잔혹 살인사건들이 대부분 경기남부지역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치안불안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많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경기남부지역은 어느 정도 도시화가 진행됐으면서도 약간만 외곽으로 나가도 야산이나 서해안과 같이 시신을 유기할 수 있는 장소가 많다보니 잔혹한 범죄들이 빈발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또 외국인과 외지인 등 인구 유입이 많다는 점도 '지역사회에 뿌리내리고 사는' 사람들이 주로 모인 지역과는 달리 잔혹 범죄가 일어나는 한 이유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은 넓은데 치안력은 적다보니 범죄를 저지르는 입장에서도 '경기남부지역이라면 발각되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하는 사법적 해이가 작용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