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호 전 회장 중국서 사망…굴곡진 인생

<앵커>

장진호 전 진로그룹 회장이 중국에서 심장마비로 숨졌습니다. 재벌 2세로 30대에 회장에 올랐지만, 그룹은 공중 분해됐고 오랜 해외도피 생활을 하는 굴곡진 인생을 살았습니다.

임태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장진호 전 진로그룹 회장은 그제(3일) 오전 중국 베이징에 있는 자택에서 심장마비 증세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을 거뒀습니다.

주중 한국대사관 측은 중국 공안 측으로부터 사망 정황과 관련해 의심스러운 점은 없는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장 전 회장은 소주 업계 1위였던 진로그룹 창업주 고 장학엽 회장의 차남으로 형 등과 경영권 분쟁을 거친 뒤 37살이던 1988년 2대 회장에 취임했습니다.

한때 진로그룹을 재계 19위까지 끌어올렸지만, 무리한 사세 확장으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자금난에 빠졌고 진로그룹은 2003년 공중 분해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천억 원 규모의 분식회계와 비자금 횡령이 드러나 장 전 회장은 구속됐고, 2005년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풀려났습니다.

[당시 진로그룹 임원 : (장 전 회장님이) 감옥에서 옥살이를 하셨는데, 환멸 같은 걸 느끼고 그러셨나 봅니다. 그땐 (웬만한 기업인들은) 무조건 전부 다 죄인이었으니까요.]

장 전 회장은 풀려난 직후 캄보디아로 도피해 은행을 운영하며 재기를 꿈꿨으나 실패했고 2010년 중국으로 건너가서도 게임업체를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 전 회장의 가족들은 중국으로 건너가 장례절차를 밟고 있으며 오늘 화장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영상편집 : 장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