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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도 없는데…곳곳에 적힌 현관 비밀번호

<앵커>

원룸 건물이나 다세대주택에 경비원이 없는 대신 외부인 출입을 막기 위해 공동 현관문을 설치한 곳이 많습니다. 그런데 현관문을 여는 비밀번호가 다른 곳도 아닌 바로 현관에 그대로 적혀 있는 곳이 많아서 문제입니다.

화강윤 기자입니다.

<기자>

다세대주택에 배달을 온 택배기사가 자기 집도 아닌데 거침없이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갑니다.

[택배기사 :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요. 고객이나 저희나 서로서로 편의상 그렇게 하는 거니까.]

어떻게 이렇게 쉽게 현관문을 지날 수 있을까요?

외부인의 출입을 막는 첫 관문인 공동 현관문입니다.

비밀번호만 알면 들어갈 수 있는데, 이렇게 주변을 조금만 찾아보면 비밀번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여기, 저기, 곳곳에 현관 비밀번호가 적혀 있습니다.

한 건물에 같은 번호가 네 군데나 적힌 곳도 있고, 옛 비밀번호를 지우고 새 번호를 바로 위에 쓴 곳도 있습니다.

[권민선/동작구 상도로 : 처음 봤어요. 당황스러워요. 몰랐어요. 택배나 배달 오면 번호를 알려주긴 하거든요, 집이 비어 있을 때. 이렇게 적어놓는지는 몰랐어요.]

배달 물건을 받을 수 없는 경우, 택배기사 등에게 비밀번호를 가르쳐 주는데 그때 번호를 적어둔 것으로 보입니다.

비밀번호가 이렇게 노출돼 있으니 자전거나 택배 물건을 건물 안에 들여놔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다세대주택 현관에서 비밀번호를 확인한 10대가 계단이나 복도에 세워 둔 고가의 자전거 520만 원어치를 훔친 일도 있었습니다.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 일단 그 공간 안에 들어오면 바깥 길, 바깥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사람의 감시로부터 벗어나게 됩니다. 잠재적인 범죄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침입이 유리해지고…]

잠금장치가 있는 택배함을 건물 바깥에 설치하는 등의 대안이 있겠지만, 택배기사들이 고객의 중요한 정보인 비밀번호를 적어두는 일부터 중단해야 할 것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최혜영, VJ : 김종갑·도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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