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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기로에 선 800g 미숙아…'엄마 초유'로 살렸다

<앵커>

출산 일주일 안에 나오는 모유를 초유라고 합니다. 면역 성분이 풍부해서 아이들 건강에 좋다는 건 널리 알려져 있죠. 그런데 엄마의 초유가 미숙아에게 놀라운 힘을 발휘했습니다. 태어날 때 체중이 몇백 그램에 불과했던 초미숙아를 살려낸 겁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달 전 쌍둥이 아기가 800g의 몸무게로 태어났습니다.

임신 25주 만에 너무 작은 몸으로 너무 일찍 세상에 나온 탓에 먼저 나온 언니는 숨졌습니다.

살아남은 아기도 면역력이 약해 세균이 장을 썩게 하는 괴사성 장염을 앓았고, 세균이 혈액까지 퍼졌습니다.

[미숙아들은 장의 점막 방어능력이 굉장히 떨어져 있어서 쉽게 장이 괴사 되면서 거기로 균이 침투해요.]  

생사의 기로에 선 아기를 위해 의료진이 선택한 건 엄마의 초유였습니다.

아기가 먹을 수 없는 상태여서 의료진은 초유를 아기의 잇몸에 발라주는 방법을 썼습니다.

초유의 면역 성분이 잇몸에 직접 흡수되도록 했습니다.

[이주영/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엄마 초유에 있는 면역 물질이 아기 구강 내에 있는 림프조직, 면역조직을 자극해서 거기에서 다시 면역물질을 생성하도록 유도하는.]  

이 아이는 한 달 만에 몸무게가 2.5kg으로 늘었고 이번 주에 퇴원할 예정입니다.

이처럼 0.1cc씩 하루 세 차례 3일간 초유를 발라주었던 미숙아는 다른 미숙아보다 혈액 속 면역 성분이 3배 더 많았고 패혈증에 걸리는 비율도 50%로 떨어졌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소아과학회에 주요 논문으로 채택됐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철·신동환, 영상편집 : 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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