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만 지하 20층…놀라운 거대 '지하 도시' 포착

땅 속에서 사람들이 살 수 있을까요?
기괴한 암석들로 둘러싸인 터키 카파도키아(Cappadocia)! 바로 이곳 땅 속에서 정말 사람들이 살았다고 합니다. 사실일까요?

최근 이 지역 중심 도시인 네브쉐히르(Nevsehir)에서 지하도시가 발견됐습니다. 낡은 주택을 철거하던 작업자들이 지하 입구를 발견한 겁니다. 아직 발굴 중이지만 네브쉐히르대 지구물리학자들이 물리탐사(비저항법이나 지진파 단층)를 이용해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측정 결과, 지하 도시의 규모는 약 46만㎡에 가깝다는 예측이 나왔습니다. 이 크기는 약 3만 명의 사람이 살 수 있을 정도의 크기입니다.

사람들은 어떻게 땅 속에 지하 도시를 건설할 수 있었던 걸까요?
터키 카파도키아는 화산재가 굳어 만들어진 응회암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응회암은 사람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굴을 팔 수 있을 만큼 부드러웠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하 도시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터키 중앙에 위치한 카파도키아에는 수많은 지하 도시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1963년에 발견된 데린쿠유(Derinkuyu)가 가장 유명합니다. 가장 깊은 곳은 지상으로부터 약 55m이며 무려 지하 20층 규모에 이릅니다. 현재 관광객은 8층까지만 내려갈 수 있고 그 아래는 발굴 중이라고 합니다. 데린쿠유는 세계 불가사의 중 하나이기도 하며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데린쿠유는 마치 개미굴처럼 지하 곳곳으로 파내려 간 모습입니다.

이곳에는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설비가 갖춰져 있습니다. 미로 같은 동굴을 따라 내려가면 방과 부엌, 창고, 교회, 와인창고, 식당 등이 펼쳐져 있습니다. 심지어 통로를 따라 지하 도시는 다른 지하 도시로 연결됩니다. 시대를 거치면서 다양한 민족들이 거주하기 시작했고, 점점 지하 도시는 넓어졌다고 합니다.

환기 시스템이 완벽해 지하 깊숙한 곳에서도 숨을 쉬는데 지장이 없다고 합니다. 방과 방 사이에 뚫려 있는 구멍은 의사소통뿐만 아니라, 요리할 때 발생하는 연기도 빠져나가게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땅 속에 이런 거대도시를 만들었던 걸까요? 한때 기독교인들이 로마 제국과 비잔틴 제국 등으로부터 박해를 피해 거주하려고 지하에 거대도시를 만든 겁니다.

지하 도시는 한때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몇 개월 동안 자급자족을 할 수 있는 놀라운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자 사람들은 도시를 떠나게 되었고 점점 사람들에게 잊혀진 도시가 됐습니다.
이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진 터키의 지하 도시는 오늘날 사람들의 우연한 발견으로 터키의 보물이 되었습니다.

(SBS 스브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