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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생명을 구한 두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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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TLA

안녕하세요? 저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소방관, 크리스 트로키(Chris Trokey)입니다. 위험한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 사람들을 구하는 일을 하고 있지요.

2011년 3월 29일, 그날도 저는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 때문에 정신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태평양 연안 고속도로에서 큰 사고가 났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저희 팀은 서둘러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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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TLA

사고 현장은 끔찍했습니다. 트럭과 SUV 차량의 추돌 사고였습니다. 추돌시 충격이 컸던 탓에, 차에 불까지 붙은 상황이었습니다. 불길은 점점 커졌고, SUV 차량과 그 운전자에 옮겨붙었습니다. 일촉즉발의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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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이미지는 내용과 관계없습니다.

저는 동료들과 함께 불을 껐습니다. 차량이 폭발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어서 차 안에 갇힌 사람도 동시에 구조했습니다. 특히 처참하게 찌그러진 SUV 운전자의 부상 상태는 매우 심각했습니다. 그는 즉시 병원으로 실려 갔고, 한 달 반 동안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발가락을 잘라내야 했지만, 그 정도가 천만다행이라 말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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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구조했던 피해자라 얼마나 회복이 됐는지 궁금했습니다. 그의 안부를 묻고 싶어 병원을 찾은 저는, 그 SUV 운전자의 이름을 알게 됐습니다. 그 순간 저는 제 귀를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환자의 이름은 제가 평생 잊을 수 없는 이름, '마이클 섀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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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이미지는 내용과 관계없습니다.

지금 저는 생명을 구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사실 저도 제 생명의 은인이 있습니다. 저는 태어났을 때 몸무게가 겨우 약 1.5kg(3.2파운드) 밖에 나가지 않던 미숙아였습니다. 당시 제가 살 수 있는 확률은 50%에 불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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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시 제 담당 의사는 저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제가 건강해질 때까지 밤낮으로 저를 돌봐주었습니다. 이런 의사 선생님의 진심 어린 노력으로, 저는 기적적으로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그분이 없었다면 아마도 지금의 저도 없었을지 모릅니다. 그가 바로 마이클 섀넌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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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TLA
 
[마이클 섀넌(Michael Shannon)/소아과 의사: 그동안 많은 아이들이 내 손을 거쳐갔다. 그런데 그중 한 명이 내가 가장 도움을 필요로 하는 날, 기적처럼 내게 찾아왔다.] 

26년 만에 은혜를 갚게 된 저를 향해 섀넌 박사도 행복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섀넌 박사는 당시 자동차 사고로 발가락 2개를 잃었지만, 건강을 되찾고 퇴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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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hris Trokey Facebook

서로의 목숨을 구해 준 트로키와 섀넌. 이 두 사람의 인연은 그것으로 그치지 않았습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되돌아온 두 사람은 죽음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다시 힘을 합치기로 했습니다. 암 환자 돕기 캠페인에 동참해 삭발을 하고 1만 2천 달러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그 돈을 암 환자를 위해 기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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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문턱에서 서로의 생명을 구한 두 사람. 그들은 이제 또 다른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함께 나아가고 있습니다.

※ 본 기사는 사실을 바탕으로 소방관 '크리스 트로키'의 시점에서 재구성한 것입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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