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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미군기지 이전 반대'…아베-오키나와 정면충돌

오키나와 현 주민이 미군기지 이전을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오키나와 후텐마에 있는 미 해병 항공대 기지를 헤노코 연안으로 이전하는 것에 반대하는 겁니다.

오키나와 현 지사도 미군기지를 이전하기 위한 헤노코 연안 매립공사를 중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오키나와 지사가 꺼내 든 카드는 환경문제로 매립공사가 산호초를 파괴하고 있다는 겁니다.

[오나가/오키나와 지사 : 암초가 파괴됐을 개연성이 높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 1996년 주택가 주변에 있는 후텐마 기지를 이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후텐마 기지는 오키나와의 가데나 공군기지와 함께 미군의 동북아 지역 핵심 거점 가운데 한 곳입니다.

하지만 오키나와 현 내부의 기지 이전은 결국, 미군기지를 고착화하는 것이라는 주민의 반대 속에 합의 이행이 미뤄져 왔습니다.

아베 정권은 미국의 숙원사업인 후텐마 기지 이전에 적극적으로 나서, 전임 지사 때인 지난 2013년 헤노코 연안의 매립공사를 승인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지사 선거에서 이전 반대파가 당선되면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오나가 지사는 아름다운 바다를 메우는 헤노코 기지 건설을 그만두길 바란다며 아베 정권에 맞섰습니다.

미국과 신 밀월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아베 정권도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오키나와 현 지사는 공사 중단을 지시할 권리가 없다며 공사 중단 지시를 무효로 하는 '임시처분 조치'를 결정했습니다.

[스가/관방장관 : 환경보전에 전력을 기울이면서 해저 지질조사를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오키나와 현은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 영토에서 벌어진 유일한 지상전인 오키나와전투에서 주민 12만 명이 숨진 아픈 상처를 안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쟁을 정당화하는 아베 정권과는 애초 상극관계일 수밖에 없는 곳입니다.

게다가 오키나와 면적은 일본 전체의 0.6%에 불과하지만, 일본 내 미군기지 시설의 70& 이상이 몰려 있습니다.

오키나와 주민이 느끼는 푸대접은 오키나와 독립론으로 표출되고 있기도 합니다.

오키나와는 1879년 메이지 정권에 병합되기 이전 450년간 '류큐 왕국'이라는 독립국으로 존재한 곳입니다.

미군기지 이전 문제를 촉매로 뿌리 깊은 본토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기 시작한 오키나와 현, 아베 정권과의 맞대결은 법정 소송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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