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이 10kg 가까이나 줄어 전체적으로 날씬해지면서 복근(식스팩)이 더 선명히 드러났고 햇볕에 많이 그을린 탓인지 구릿빛 피부로 바뀌었습니다. 중국인 전담코치인 장야둥이 지켜보는 가운데 몸을 풀고 있는 쑨양의 머리 위에는 "과학적인 훈련, 강도 높은 훈련, 치밀한 훈련을 통해 리우 올림픽 기적을 다시 창조하자"는 문구가 걸려 있습니다.
쑨양도 자신의 모습에 놀랐는지 트위터에 이런 소감을 표명했습니다.
"오전 훈련이 끝났습니다. 피곤하면서도 즐겁습니다. 이 사람이 저 맞나요? 원래 쑨양은 얼굴이 하얗기로 유명하지 않았습니까? 여러분들은 지금의 저를 좋아하시나요? 아니면 과거의 저를 좋아하시나요? 내년에 리우 올림픽이 열립니다. '런던에서 기적을 창조하면 리우에서 신화를 만들어낸다'는 표어를 볼 때마다 제 가슴에는 무한한 에너지가 샘솟습니다. 함께 힘냅시다. 마음속의 꿈을 위해!"
확 달라진 쑨양의 모습을 본 중국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대다수 사람들은 "저런 몸을 갖기 위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을까? 앞으로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며 쑨양의 노력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어떤 팬은 "이전보다 훨씬 섹시하게 느껴진다"고 했고 또다른 팬은 "체중을 너무 많이 빼 보기 안좋다"고 밝히는 등 다양한 의견을 나타냈습니다.
위기에 몰린 쑨양은 물러서지 않고 좋게 말하면 우회전략, 나쁘게 말하면 편법을 썼습니다. 데니스 코터렐의 보조코치인 브라이언 킹을 영입하고 훈련 장소도 코터렐 코치가 있는 골드코스트 마이애미 수영클럽 근처로 잡은 뒤 몰래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호주 <선데이 텔레그래프> 기자에 포착돼 비밀 훈련이 들통 났지만 쑨양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지옥훈련을 펼쳤습니다. 지난해 12월 24일 관광비자로 호주에 들어온 뒤부터 2주 전에 베이징으로 돌아올 때까지 석 달 가까이 고된 훈련을 버텨냈습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쑨양이 금지약물 파동 이후 자신의 고향인 저장성에서도 '최고의 운동선수 10인'에 선정되지 못하자 절치부심했다고 합니다. 실추된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은 세계선수권과 리우올림픽에서 정상에 등극하는 것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독기를 품은 쑨양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중국 프로농구 리그에서 아주 유명한 '크리스'라는 외국인 피지컬 트레이너까지 영입해 수영에 필요한 근력과 심폐지구력, 유연성을 한 단계 더 향상시킬 계획입니다. 1차 목표는 오는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이고, 그 다음은 당연히 내년 8월 리우올림픽입니다. 두 대회 모두 남자 자유형 200m, 400m, 그리고 1,500m에 출전해 최소한 2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낸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오랫동안 쑨양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왔던 박태환은 지난 3월 27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도핑 파문'에 대해 사죄했습니다. 박태환이 내년 3월 2일까지 어떠한 대회에도 출전할 수 없고 내년 1월 2일까지는 공식훈련도 할 수 없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두 선수의 상황은 한마디로 '극과 극'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박태환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열악한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면서 경기력을 최대한 끌어올릴지, 그리고 내년 리우에서 두 아시아 수영스타의 마지막 맞대결이 실제로 이뤄질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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