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국 문화원에 방화…얼굴 가린 '의문의 괴한'

<앵커>

어젯(25일)밤 일본 도쿄의 한국 문화원 건물에 한 괴한이 불을 지르고 달아났습니다. 다행히 바로 불을 끄긴 했지만, 누가, 왜 범행을 저질렀는지 한일 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도쿄, 최선호 특파원입니다.

<기자>

어젯밤 11시 49분, 일본 도쿄 한국 문화원 건물에 한 괴한이 다가옵니다.

주차장 쪽 통로로 접근한 이 괴한은 야간 출입구로 쓰이는 보조 현관 앞에 불을 지르고 달아납니다.

퇴근하던 직원이 우연히 발견해 신고하기까지, 불은 현관 주변에서 5분 동안 계속됐습니다.

다행히 건물 주변에는 별다른 인화물질이 없어서 불은 금세 꺼졌지만, 이렇게 보기 흉한 그을음이 남았습니다.

현장에는 라이터에 기름을 넣을 때 쓰는 소형 기름통 2개가 남아 있었습니다.

범인은 마스크와 두건으로 얼굴을 모두 가렸고, 걸음걸이나 체구만으로는 성별 구분도 쉽지 않습니다.

극우단체의 혐한 관련 범죄인지, 우발적 범행인지, 현재로선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한국 문화원 직원 : 여기(옆 건물)까지 갔다가 다시 걸어 나옵니다. 다시 나와서 이렇게 뛰어들어 옵니다. (구조를 조금 아는 사람 아닌가요?) 이쪽 출입구 있는 건 아는 사람 같아요.]

일본 경찰은, 일대 CCTV를 확보해 수사에 나섰지만, 극도로 말을 아꼈습니다.

[일본 경시청 직원 : 수사 진행상황은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문화원은 연간 100여 건의 공연과 행사가 열려 일본인 7만 명이 찾는 한일 교류 창구입니다.

한국 문화원은 조속한 수사와 야간 경계 강화를 일본 경찰에 공식 요청했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박용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