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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열악한 반려동물 번식장…충격 판매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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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가지고 노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라는 뜻에서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동물을 반려동물이라고 하죠. 지금 여기는 반려동물들이 태어나는 번식장입니다.

반려동물들은 여기서 어느 정도 키운 뒤에 경매를 통해 보통 판매 업소로 팔려나갑니다. 문제는 현재 운영 중인 번식장 730여 곳 가운데 불과 93곳만이 신고된 곳인데, 그마저도 매우 형식적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병에 걸릴 위험이 매우 크다는 건데, 우리나라 반려동물 판매실태의 문제점, 수의학 박사인 한세현 기자의 생생리포트입니다.


<기사 내용>

경기도의 한 동물 판매 업소입니다.

태어난 지 한 달 남짓 된 강아지가 축 늘어져 있습니다.

곳곳에 설사한 흔적도 보입니다.

[동물판매업자 : 동물들이 건강한지는 저희가 다 확인했고요, 건강하고 예쁜 동물들만 데리고 와요.]  

업소에서 추천한 고양이를 사서 종합 검진을 맡겨 봤습니다.

건강하다는 업자의 말과 달리, 기생충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강종일/수의학박사 : 장내 기생충이 많이 발견이 됐는데요, 탈수로 인해서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죽음에 이를 수도….]

두 달 전 새끼 고양이를 산 김 모 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반려동물 구매 피해자 : (고양이가)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어요. (동물병원에서는) 폐렴인지 알 수는 없는데, 원래 고양이가 가지고 있던 질병일 수도 있다고 했어요.]  

반려동물을 샀다가 피해를 봤다는 신고는 한 해 평균 4천여 건이나 됩니다.

이처럼 동물들이 쉽게 아프거나 일찍 죽는 건 소비자들이 동물을 구매하기 이전 단계, 다시 말해 번식장과 경매장에서 동물의 건강 상태를 충분히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동물 번식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녹슨 쇠창살 우리에는 개 200여 마리가 한데 엉켜 있습니다.

주위가 매우 더럽다 보니 대부분 피부병을 앓고 있고, 살갗이 찢어지기까지 한 개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적인 치료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동물 번식장 주인 : 전염성이 빨라서 일찍 치료해야 해요. 가축 질병 치료는 내가 노하우가 있어서 내 나름대로 (치료해요.)]    

동물 번식장을 운영하려면 지자체에 신고하고 관리 감독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80% 가까이가 미신고 번식장이고, 신고 번식장이라고 해도 지자체의 관리 감독은 지극히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동물 판매 업자들이 반려동물을 사들이는 경매장도 허술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겉모양만 대충 보고 불과 10초 만에 팔려나갑니다.

[동물경매업자 : 말티즈 암컷, 전혀 이상 없습니다. 15만 원, 15만 원!]  

번식장이나 경매장이나 동물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절차는 전혀 없습니다.

[이혜원/수의학박사, 동물보호단체 '카라' 정책국장 : 5~600마리의 강아지가 하루에 다 판매되려면 정말 몇 초 사이에 외형만 보고서 낙찰을 해야하는 거죠. 유전병에 대한 어떤 체크나 진단은 불가능 합니다.]

동물 번식장과 경매장을 통해 거래되는 반려동물은 한 해 평균 24만 마리에 이릅니다.

도떼기시장 같은 반려동물 거래를 바로잡으려면, 동물들이 어디서 나서 어디로 팔려가는지 알아야 할 텐데, 당국은 그 실태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이홍명, VJ : 이준영, 취재협조 : 카 라)

(SBS 뉴미디어부) 

▶ 대충 보고…도떼기시장 같은 반려동물 유통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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