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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좌충우돌 KAI 상품권 로비 의혹…곤혹스런 공군

[취재파일] 좌충우돌 KAI 상품권 로비 의혹…곤혹스런 공군
지난달 6일 SBS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30억 원대 상품권으로 군에 로비를 한 의혹이 있어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 [단독] 상품권 30억으로 로비?…KAI 전격 감사) 감사원은 즉각 "SBS의 보도는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자료를 냈습니다. SBS가 오보를 내보냈다는 뜻입니다.

입장자료를 내던 그 날, KAI의 사천 본사에서는 감사원 직원 2명이 KAI가 구입한 백화점 상품권의 일련번호를 확인하고 있었다고 KAI가 공식 확인했는데도 감사원은 당황스런 입장자료를 냈습니다. KAI 측은 2월 초까지 한달 가까이 무려 연인원 40명 이상의 감사원 직원들이 사천에서 감사를 했다고 하는데 KAI 직원들이 본 건 유령이었을까요?

그로부터 한 달 보름쯤 흐른 지난 20일, 한 일간지가 "감사원 감사 결과 KAI의 상품권들이 공군 현역 장성들에게 흘러들어갔다"고 1면 기사로 내보냈습니다. 공군 장성의 부인들이 상품권으로 쇼핑을 했는데 일부 부인들은 현금영수증을 끊는 바람에 덜미를 잡혔고 어떤 부인은 현금영수증은 안 끊었지만 상품권으로 구입한 가전제품이 고장나 AS를 신청하는 바람에 꼬리가 밟혔다는 내용이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됐습니다.

공군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특히 기자들은 상품권이 흘러간 데가 공군 최고 지휘부 아니냐고 공군에 질문 세례를 했습니다. 공군은 곧바로 입장을 내놨습니다. "의혹의 당사자들은 결백하다고 하신다" "실명을 거론하면 법적 대응하겠다"

그런데 그날 오후 한 석간신문도 KAI의 상품권 로비 의혹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현역 대장급 인사의 부인이 수백만원대 가전제품을 KAI 상품권으로 샀다가 고장나서 AS를 받았고, 그 바람에 감사원에 발각됐다"는 내용입니다.

KAI가 로비용으로 뿌린 상품권이 대장급 인사에게 흘러는 갔다는데 그 인사가 누구인지는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KAI의 상품권이 여기저기 나돌았던 것은 분명하지만 행방이 묘연합니다. 감사원은 이런 기사가 보도된 날 마침내 KAI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고 ‘자백’은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상품권 로비는 모르는 일이라고 또 선을 그었습니다.
KAI 한국항공우주

KAI는 2월 SBS 첫 보도 때부터 지금까지 상품권 로비는 없었다는 입장을 흔들림 없이 지키고 있습니다. 방사청 핵심 관계자들은 이런 말을 합니다. "KAI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다" 감사원은 상품권은 안본다고 했다가, 열흘 전쯤에는 상품권도 뒤진다고 했다가, 이제는 또다시 상품권 조사는 안했다며 '오락가락'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공군 장교들은 윗사람 눈치 보랴, 감사원과 KAI 그리고 언론 동향 살피느나 안절부절입니다. 도대체 어찌 돌아가는 일일까요?

공개적이고 객관적인 조사가 필요한 때입니다. 기자들이 오보를 썼다면 법으로 기자들을 엄히 처벌하면 그만이고, KAI의 상품권 로비가 진짜라면 KAI와 공군을 엄히 다스리면 됩니다. 어물쩍 넘어가면 정옥근 비리, 이규태 비리처럼 또 먼 훗날 적폐로 되살아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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