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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잘려나간 채 죽은 600마리 잉어…주민 '피눈물'

머리 잘려나간 채 죽은 600마리 잉어…주민 '피눈물'
[스브스 스토리] 5년간의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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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광양에 위치한 평화로운 시골 마을. 
그런데 이곳에서 의문의 살해사건이 무려 5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둥물농장
[정말순 : 속상해 죽겠어. 나는 그냥 정말로 지난번에는 눈물 나려고 했어. 진짜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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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 : 진짜 밤이면 무서워서 나가지도 않아. 이렇게 해지면 집에 딱 방에 들어앉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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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까지만 해도 유유자적 헤엄을 치며 놀던 비단잉어들이 아침만 되면 처참하게 발견되는 것이었습니다. 습격을 당한 비단잉어들의 모습은 참혹하기 그지없습니다. 살이 뜯겨나가 파헤쳐 진 것들은 물론이고 일부는 창자만 남아있기도 하고 또 어떤 것들은 머리만 잘려나간 채 몸통만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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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루에 죽어나간 비단잉어는 30여 마리. 
연못 주인 강성근 씨가 다시 사 놓은 비단잉어만도 600마리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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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연못 위에 그물을 쳐 놓기도 하고, 2중 3중으로 된 덮개를 해보기도 했지만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비단잉어들은 죽어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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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의 눈을 비웃기라도 하듯 매일 밤 비단잉어를 죽인 습격자는 누구일까? 

<첫 번째 용의자>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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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 : 그 새가 (부리가) 뾰족한 새가 풍덩 들어가면서 발로 딱 고기를 찍어서 올라오더라고.]

마을 주민들은 연못 근처에 종종 날아드는 ?새들이 순식간에 긴 부리로 물고기를 낚아채는 모습을 보고 비단잉어의 습격의 용의자로 새를 지목했습니다. 

<두 번째 용의자> 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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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근/비단잉어 연못 주인 : 저는 삵일 가능성이 좀 많이 크다고 생각을 해요. 왜냐하면 산도 가깝고 야생성도 강하고 그러니까.]

비단잉어 연못 주인 강성근 씨는 삵을 범인으로 지목합니다. 연못의 위치가 산과도 가깝고 범행이 주로 밤에 일어나는 것으로 보아 야생성이 강한 삵이 유력한 용의자일 것 같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 용의자> 쥐 & 족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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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권 교수/한국도시 생태연구소 : 머리를 많이 공격을 했어요. 머리를 공격하는 것은 작은 동물은 쥐도 가능하고 조금 커지면 족제비도 가능하고요. 마지막이 정말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되지만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고 멸종 위기로 알려진 수달입니다.]

전문가의 의견은 조금 다릅니다. 주로 비단잉어의 머리 쪽을 공격한 것으로 보아 쥐 혹은 족제비과의 동물을 범인으로 의심했습니다. 

과연 비단잉어 습격사건의 범인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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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 근처에 카메라를 설치한 후 지켜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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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범인은 놀랍게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귀한 몸 수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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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의 서식지로 알려진 섬진강은 비단잉어들이 사는 연못에서 무려 1km 떨어진 곳에 위치할 뿐 아니라 강에서 마을까지는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상황, 수달은 어떻게 지난 5년간 매일 사냥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일까?

수달이 이용한 곳은 섬진강에서부터 마을로 이어지는 수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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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진강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수로를 따라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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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로를 따라 움직인 후, 마을 제일 안쪽 연못 집까지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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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못으로 들어와 물 안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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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 안에서 잉어들을 쫓아다니며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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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에서 사냥을 한 후, 밖에 나와서 식사.

5년간 매일 밤 잉어 사냥을 즐긴 수달. 그런데 도대체 왜 수달은 먹을 것이 풍부한 자신의 터전인 섬진강을 두고 이곳까지 와서 비단잉어들을 습격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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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권 교수/한국도시 생태연구소 : 무리로부터 이탈됐거나 서열 경쟁에서 밀렸거나 아니면 다른 이유로 무리 생활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거죠. 게다가 와보니 이게 웬 떡입니까 이게 도대체 조그만 연못에 팔뚝만 한 잉어들이 와글와글해요. 수달에겐 사실 이 공간이 자기만의 특별한 외출을 가능하게 하는 아주 좋은 공간이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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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과 영역 다툼이라는 생존 경쟁에 밀려 밤이면 먹이가 있는 연못까지 거슬러 올라온  것이었습니다.

수달의 사연은 마음 아프지만, 계속되는 비단잉어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수달이 연못으로 올라오는 수로에 차단막 설치가 불가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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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간 계속된 수달의 비단잉어 사냥은 차단막 때문에 더 이상 불가능해졌습니다. 
이제는 부디 자신의 삶의 터전인 섬진강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으면 좋겠습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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