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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서 돈 찾기만 해도…교묘한 보이스피싱

<앵커>

요즘도 보이스 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고, 그 수법 또한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신용도가 낮아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에게 접근해 대포 통장을 만들게 한 뒤 보이스 피싱에 악용한 중국 동포들이 적발됐습니다. 정말 기가 막히죠.

정경윤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0일, 70살 이 모 씨는 자신의 통장에서 돈을 찾기 위해 은행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한 남자가 뒤따라 오더니 의자에 앉습니다.

이 씨가 은행 직원과 얘기를 나누는 동안, 이 남자는 이 씨를 계속 촬영합니다.

하루 전날 다른 은행에서도 이 씨가 돈을 찾아가는 과정을 누군가 감시합니다.

이 씨가 이틀간 찾은 돈은 1억 7천여만 원, 얼마 전 자신에게 전세금 5천만 원을 빌려주겠다고 한 대부 업체 직원에게 이 돈을 건넸습니다.

개인 신용도가 낮기 때문에, 회사에서 이 씨 통장에 입금하면 돈을 찾아 회사로 돌려주는 방식으로 거래 실적을 쌓아야 한다는 말을 의심하지 않은 겁니다. 

[이 모 씨/피해자 : (아들의) 결혼은 다가오는데 가진 돈은 없고… 품팔이해서 갚더라도 대출 좀 받고 싶은 마음에서 한 건데…]

하지만 그들은 조선족 보이스 피싱 사기단이었습니다.

이 씨의 통장을 사기로 가로챈 돈을 인출하는 데 쓰려고 속인 겁니다.

[정 모 씨/피의자 : 돈을 지금 찾고 있는지, 도망가는지 그걸 지켜보라고 (시켰습니다.) 영상을 찍어 보내라고 했습니다.]

사기단은 이 씨처럼 속은 6명의 통장을 이용해 지난 한 달간 11억 원을 인출했습니다.

[염태진/서울 강동경찰서 지능범죄팀장 : 한번에 많은 금액을 뽑을 수 있게 사람들을 유인해서 창구에서 직접 인출토록 한 겁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보이스 피싱 인출책이 된 이 씨 등은 은행 거래가 한동안 정지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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