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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개통하고 돈도 받고' 도 넘은 다단계

<앵커>

한동안 시끌시끌했던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단통법이 시행된 뒤 통신사들의 판매 경쟁이 더 치열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휴대전화 개통하고 돈도 벌라'는 다단계 영업까지 등장해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장훈경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열린 다단계 판매 업체 행사입니다.

LG 유플러스 제품을 파는 업체의 행사인데, 3000석 가까운 좌석이 꽉 찼습니다.

[강연자 : 우리가 선진국 초입에 진입했기 때문에 이제는 정녕 '네트워크 마케팅' 시대가 도래할 것입니다.]  

서울 강남의 본사를 찾아가 봤습니다.

본인이나 지인의 휴대전화를 개통하면 그 사람은 상품을 판 대리점으로 간주돼, 개통 수당과 요금 수수료 등을 평생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합니다.

후속 가입자가 많아질수록 받는 돈도 많아진다고 말합니다.

[다단계 업체 관계자 : 조그만 머리 벗겨진 사람, 지금은 1억 2천만 원 벌어요, 한 달에. 한 주에 2천 3백만 원씩. (다단계 하려고) 시의원도 오고 국회의원도 오고….]

이 다단계 대리점에서만 지난달 휴대전화 2만 대가 개통돼 통신 3사 대리점 가운데 전국 1위를 기록했습니다.

성과가 좋다 보니 LG 유플러스는 다단계 대리점에는 일반 대리점보다 4~11% 포인트 수수료를 더 주며 판매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KT도 높은 수수료 때문에 주저하다 뒤늦게 다단계 영업에 뛰어들어 지난달 2천 대 정도를 다단계 방식으로 팔았습니다.

SKT도 다른 통신사들의 다단계 영업 실적을 주시하면서 사업 참가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단계 가입자가 고수익을 위해 높은 포인트를 얻으려면 구형 휴대전화나 고가의 요금제를 선택하게 되기 쉽습니다.

[다단계 업체 관계자 : (지난해 출시된) G2로 (월) 8만 9천 원 요금제 쓰면 30만 포인트 주고요. (교육용 영상 때문에) 데이터를 많이 봐야 하기 때문에 무제한이거든요.]  

다단계 수익도 업체의 광고만큼 많지 않습니다.

가입자의 70%가 1년에 10만 원도 벌지 못합니다.

[다단계 업체 가입자 : 2주 됐는데 1만 원 정도 들어왔더라고요. 나를 이끌어준 사람한테 다시 한 번 문의해보려고 해요.]

다단계 영업에 가장 적극적인 LG 유플러스는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합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손해 보는 사람도 없다는 것입니다.

[LG 유플러스 관계자 : 문제가 있으면 개선을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계속 지속적으로 (다단계 영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02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정보통신부는 다단계 영업이 통신 유통망에 혼란을 주고 있다면서 과다한 수수료 지급을 금지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린 적이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 영상편집 : 김지웅, VJ : 도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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