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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中 사드 반대, 일종의 간보기…한-미 의지를 테스트하는 것"

* 대담 : 이태환 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 AIIB는 경제문제, 사드와 분리해 결정해야
 
 
▷ 한수진/사회자:
사드와 AIIB, 문제가 참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사드, 미국의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의 주한미군 배치 여부는 중국이 반대하면서 압박하고 있고, 또 중국이 주도하는 AIIB,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 문제에 대해서는 또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한국이 선택의 갈림길에 선 모양새가 됐는데요. 모두 국익에 직결되는 아주 중대한 사안들이죠.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무엇인지 전문가와 진단해보겠습니다. 이태환 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전화 연결돼있습니다. 센터장님, 안녕하세요.
 
▶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예.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일단 현재 상황, 어떻게 보고 계세요?
 
▶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뭐 지금 말씀하신 거와 같이 또 우리가 선택을 해야 되는 궁지에 몰린 것 같이 말씀하시는데 그런 상황은 아니고요. 제가 보기에는 이거 중국과 미국이 일종의 기싸움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아시아 안보 질서를 놓고서 사실상 중국이 먼저 선제적으로 자기 입장을 표명하고 나온 거 아닌가 싶은데, 여기 이제 한국의 의지나 이런 것들을 시험해보려는 의도도 있는 것 같고요.
 
▷ 한수진/사회자:
예. 그렇군요.
 
▶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그래서 사드 자체는 사실상 북한 해역을 갖다 견제하고 방어하기 위한 것인데, 조금 본질이 흐려진 그런 감이 있죠.
 
▷ 한수진/사회자:
본질이 흐려졌다는 건 어떤 말씀이신가요?
 
▶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그러니까 이게 북핵을 막기 위해서 우리가 공격용으로 배치하자 이런 논의를 한 것도 아니고, 북핵을 견제하는 데 필요할 수도 있으니까 미군이, 그것도 주한미군이 자기네 방어를 위해서 도입할 수도 있다.
근데 아직 그런 식의 입장 표명을 공식적으로 한 것도 없고 논의한 것도 없다고 그러는데도 계속 중국이 거기에 대해서 좀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것을 보면 이게 북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중국을 겨냥하거나 아시아 안보 질서에 좀 미국이 너무 일방적으로 가는 게 아니냐 이런 식의 자기네 입장을 갖다가 먼저 표명한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그럼 중국이 좀 지나치게 민감하게 나온다고 보시는 건가요?
 
▶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예. 그런 면에서는 조금 민감한 부분도 있고, 한국의 의지라든가 혹은 또 미국의 의지가 어느 정도까지 있는지 그걸 한 번 시험해보겠다는 그런 뜻도 있는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니 근데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요, 차관보급이라고 하는데 사드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의 우려를 중요시해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실 외교 관례상 속내를 이렇게 적극적으로, 공식적으로 잘 표명하지 않잖아요?
 
▶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주 작심하고 발언한 것 아니겠어요?
 
▶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이제 아주 현실적으로 긴박하게 돌아가고 중요한 문제 같으면 물밑 접촉을 통해서 아무 소리도 없이 진행을 하든가 그러는 게요, 원래 관례적으로 보면 그게 맞죠.
 
▷ 한수진/사회자:
오히려 긴박하다면요?
 
▶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네, 오히려 너무 떠들고 나오는 건 이건 좀 선제적으로 자기네 입장을 표명해서 미국도 그렇고 아시아의 주변 국가들에게도 다 알리겠다는 그런 의도도 있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제 주변 국가들 포함해서 한국의 의지는 어떻고, 또 미국은 어떤 정도의 의지를 갖고서 이걸 하려고 하는지 그걸 좀 알고 싶다. 그런 뜻도 있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아. 일종의 뭐 좀 간보기 같은 그런 느낌도 있는 거군요.
 
▶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그렇다고 봐야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다면 중국의 이런 압력이 도를 넘은 것 아니냐, 이런 비판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네. 미국 쪽 입장이기도 하지만 아직 우리 정부에서도 그렇고 뭐 논의된 게 없다, 공식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 이런 입장 아닙니까?
그런데도 여기에 대해서 자꾸 얘기하는 건 이건 좀 왜 미리 이렇게 얘기를 하느냐, 그때 우리가 결정이라도 하게 되면 모를까, 그렇게 보면 중국이 뭔가 좀 여기에 대해서 좀 여러 가지 생각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어제 국방부가 성명을 내지 않았습니까? “주변국이 우리의 국방 안보정책에 영향력 행사하면 안 된다. 한국이 결정할 문제다. 미국이 사드 요청하면 자국 이익을 따져 검토하겠다.” 이건 잘 대응을 한 건가요?
 
▶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예. 그렇습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우리 원칙은 국가 이익을 중심으로 해서 우리가 미국하고도 협의하고 중국하고도 또 같이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은 논의하고 그러면서 결정을 할 문제이지, 어느 한 쪽의 압력 때문에 우리가 뭐 할 수 없이 끌려간다든가 그래선 안 되는 거죠.
당연히 이건 우리의 생존권, 우리의 이익을 위해서 우리가 가장 최선의 선택이 뭔가를 결정할 권리가 있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어제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요, “배치되지도 않은 안보 시스템에 대해서 제3국이 강한 관심 보이는 건 건 이상하다.” 이런 말도 했고요.
그리고 또 “사드 도입 여부는 우리 정부가 결정할 것이다.” 이런 말도 했는데, 이것도 일종의 압박이 아니냐 하는 분석도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뭐 압박이라고 보겠다고 그러면 그렇게 보여질 수도 있겠지만 사실상 뭐 미국의 입장은 이건 미국과 한국이 알아서 결정하는 거고, 한국이 원하면 할 수 있는 거지, 뭐 여러 가지를 고려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 뭐 그런 뜻이겠죠. 그러니까 너무 지나치게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 없지 않느냐,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우리의 방어를 위한 것이고, 또 주한미군의 방어를 위한 것이다, 뭐 그건 확실하다고 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이고요.
따라서 중국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건 내정간섭처럼 들릴 수 있기 때문에 어제 국방부 대변인도 그런 얘길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그런 부분까지 얘기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근데 지금 우리 정부의 기존 입장은 ‘전략적 모호성’ 아니겠습니까?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예.
 
▷ 한수진/사회자:
근데 계속 이런 태도를 유지할 수 있느냐. 선택의 시점이 다가온 게 아니냐 하는 그런 분석도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근데 전략적인 모호성을 우리가 공개적으로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지난 번 국회에서 그런 얘기가 나왔죠.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 이게 전략적 모호성이 없어진 거죠. 그런 얘기 자체가 이제. 그러니까 지금은.
 
▷ 한수진/사회자:
그런 말이 공개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면?
 
▶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공개적으로 우리가 전략적인 모호성을 갖다가 하고 있다 그렇게 얘기하면 전략적인 모호성이 좀 없어지는 거 아니겠습니까?
진짜 어떻게 하는 건지 잘 모를 때 전략적인 모호성이 유지되는 건데,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공개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은 공개적으로 논의해서 우리 입장도 이렇다, 표명할 수 있어야 되고요.
그게 아직도 더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고 시간이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하면 또 그렇게 얘기할 수 있으면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지금 연세대 문정인 교수 같은 분도 “이러다가 양쪽에 다 당할 수도 있다. 오히려 좀 명확한 입장을 취해야 되는 게 아니냐”하는 그런 의견이신 것 같아요?
 
▶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양족에 다 당한다고 보기 보다는 이제 우리가 어느 쪽의 입장을 좀 더 많이 고려하느냐. 혹은 우리의 국익에 맞추어서 볼 때 지금 단계에서는 여기까지 얘기할 필요가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은 좀 더 협의를 필요로 하는 것들은 시간을 두고 결정할 문제다, 이렇게 나가는 게 맞죠.
그리고 미국과 논의도 당연히 하는 거지만 뭐 중국이 우려하고 있다 그러면 우려하는 거에 대해서도 우리가 충분히 설득하고 시간을 가지고 협의해나갈 수 있는 부분은 협의할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지금 어느 쪽에 당한다든가 미리 그렇게 지나치게 또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고 보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가령 이게 방어용체계라는 점도 좀 더 설득을 하는 거고요.
 
▶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네.
 
▷ 한수진/사회자:
가령 뭐 북핵 미사일 실험에 대해서는 좀 더 좀 중국이 적극적으로 제지하는 그런 입장을 취해달라고 주문도 할 수 있는 거죠?
 
▶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당연하죠. 그러니까 지금 이게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다, 이런 것 가지고 충분하냐는 논의들이 있었는데 아 이거 충분하지 않고 북한이 핵을 점점 고도화시키고 있다, 실전배치로 들어갈 수 있는 단계에 왔다, 뭐 이런 우려가 많지 않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이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방안 중에 하나로 거론될 수 있다면 우리가 당연히 고려할 수 있는 건데, 그것까지도 막아서 하려고 들면 중국이 그럼 대안을 내놔라, 중국이 더 압박을 해서 확실하게 북한이 더 이상 못하게 하든가 아니면 뭐 그런 식으로 서로 얘기해볼 수 있죠.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요, 지금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같은 경우는 중국이 빨리 가입해달라고 하고 있지 않습니까?
 
▶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네. 그렇습니다. 이번 달 말까지 가입을 하면 창립멤버로서 우리가 들어갈 수 있다고 그렇게 유도를 한 거죠. 그리고 이것은 중국이 시진핑 주석이 한국을 방문해서 우리 대통령한테도 제안했던 사안이기도 한데 아직 우리가 정확하게 회답을 하지 않은 상태이다 보니까 그런 얘기가 나오는데요.
이것은 안보문제라기보다 경제 문제이고 그동안 아시아개발은행을 사실 미국, 일본, 특히 일본이 총재를 또 맡고 있다 보니까 일본이 주도하는 그런 형국을 갖고 있는데,
 
▷ 한수진/사회자:
ADB요? 아시아개발은행.
 
▶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ADB죠. 근데 이런 기존 금융질서에 중국이 조금 불편함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그러니까 중국이 주도하는 AIIB를 만들겠다는 데 대해서 미국이나 일본은 상당히 좀 우려하는 그런 입장을 갖고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이게 서로 주도권 경쟁으로 비춰지게 됐는데 사실 경제 문제에 있어서는 안보와는 조금 구분이 돼야 됩니다.
이게 진짜 우려하는 건, 우리가 우려했던 건 중국이 일방적으로 주도해갈 수 있는 언밸런스, 지나치게 중국이 많은 지분을 갖고 간다 그러면 기존의 지배구조보다도 더 나쁜 걸 갖다가 우리가 같이 따라갈 순 없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근데 그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 어느 정도 해소가 되어가는 그런 모양새인 거죠?
 
▶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서로 협의해서 할 수 있다 그러면 중국이 좀 융통성을 보였기 때문에 유럽 국가인 영국을 비롯해서 지금 불란서, 독일도 가입 의사를 밝히고 있고 뭐 뉴질랜드도 들어갔죠? 그리고 호주도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지는데,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들을 볼 때 지배구조가 좀 더 완화될 수 있는 거라면 들어가서 뭐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러면 우리도 고려를 해야 되죠.
 
▷ 한수진/사회자:
중국의 지배구조 문제나 투명성 문제만 좀 잘 해결이 된다면 그런 우려만 해소가 된다면 이게 가입을 하는 게 이득이다? 실제로 창립멤버로 돼서 얻게 되는 경제적 이득, 얼마나 되는 건가요?
 
▶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그건 이제 들어가서 우리가 협상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기본 협정의 조항들이 많이 있는데 그걸 창립멤버들, 국가들의 입장이 잘 반영되는 식으로 서로 협상해서 개정할 수도 있고요.
그걸 고쳐나가는 데 참여할 수 있다는 얘기이고, 만약에 늦게 가입을 하는 경우에는 그런 가능성이 많이 줄어든다고 봐야겠죠.
 
▷ 한수진/사회자:
예. 어쨌든 이 달 말에 창립총회가 있다니까 그 전에 결정이 내려져야 될 것 같은데 말이죠. 혹시 사드보다 이걸 먼저 선택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이 선택에 따라서 사드 꼬이진 않을까요?
 
▶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그런 부분은 정말 이제 외교적으로 잘 처리를 해야 될 부분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경제 문제이자, 또 미국이 우려했던 사항도 있고요.
왜냐하면 지나치게 경제 패권, 주도권 다툼, 여러 가지 국제 질서 자체에 대한 도전이냐, 아니냐, 이런 여러 가지 사항들에 대해서 긴밀하게 서로 얘기를 서로 나눌 수 있어야 되고, 또 중국이 그런 우려를 해소시키도록 우리가 같이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은 얘기해줘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과정 속에서 서로 어느 정도는 양해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태환/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
예.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세종연구소 이태환 중국센터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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