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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온 마을을 발칵 뒤집어놓은 연쇄 '인분' 테러

[월드리포트] 온 마을을 발칵 뒤집어놓은 연쇄 '인분' 테러
미국 오하이오 주 아콘이라는 곳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면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이 곳에 사는 한 주민은 최근 당한 황당한 일들을 떠올릴 때마다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이 자식은 반드시 잡아야 해요. 정말 사람 미치게 만드는 녀석이에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 남성은 이렇게 분통을 터뜨리는 것일까요? 사연은 이렇습니다.
 
지난해 10월이었습니다. 외출하려고 집을 나선 딸이 갑자기 집안으로 뛰어들어오더니 이 남성에게 이렇게 외쳤습니다. “아빠! 좀 나와 보세요. 어쩜 저럴 수 있죠!” 딸을 따라 나선 남성은 황당함에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누군가 딸의 차 후드 위에 큼지막한 ‘응가’를 해 놓은 것이었습니다. 개나 고양이가 아닌 분명 사람의 것이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어떤 미친 놈이 장난친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같은 일이 무려 여섯 차례나 벌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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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성으로부터 신고를 받은 경찰은 처음에는 그냥 흔한 장난 정도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언뜻 비슷한 신고가 들어왔던 것을 기억한 한 수사관이 ‘주민 신고’ 데이터 베이스를 뒤졌습니다. 다 뒤질 수 없어서 일단 최근 2년 동안 비슷한 신고가 있었는지를 찾아봤는데 비슷한 신고가 여러 건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2012년 5월 :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이 차 조수석 쪽 문짝에 ‘응가’. 차량에 어떤 손상을 주지는 않았으나 차 주인을 역겹게 만듦. 피해 여성은 이번이 두 번째며처음 일어났을 때는 신고하지 않았다고 함
 
* 2013년 10월 : 피해자가 자기 차 후드에 누군가 응가를 해놨다고 신고. 이번에 세 번째라고 함
 
* 2013년 11월 : 어떤 자가 자기 딸 차에다 응가를 했다고 신고. 신고한 여성은 이번이 세 번째라고 함
 
* 2014년 5월 : 어떤 자가 자기 차에다 응가를 해 놓은 뒤 손으로 문질러 후드 전체와 손잡이를 오물로 뒤덮어놨다고 신고함. 이번이 여섯 번째라고 함

 
수사관 릭 에드워드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확인한 바로는 최근 2년 동안 같은 사건이 19건이나 있었어요. 신고하지 않은 사람도 많을 테니 피해자는 이 보다 훨씬 더 많다고 봐야겠죠. 많은 사람들이 한 나쁜 녀석 때문에 바쁜 출근 시간에 세차장으로 달려가야 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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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언론에 처음 보도된 이 사건은 곧바로 ABC를 비롯한 미국 메이저 방송사와 신문사를 통해 미 전역에 보도되기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웃음을 자아내는 황당한 뉴스였지만 이 일을 당한 피해자들에게는 그저 웃고 넘길 일이 아니었습니다. 경찰도 수사에 착수했지만 이렇다 할 단서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결정적인 실마리가 잡혔습니다.
 
맨 앞에 소개했던 피해 남성을 기억하실 겁니다. 자기 딸 차에 여섯 번이나 응가 피해를 당한 그 남성 말입니다. 이 남성은 반복해서 같은 피해를 당하자 안되겠다 싶었는지 차를 주차한 곳 근처에 카메라를 달아놨습니다. 12초에 한 번씩 사진을 자동으로 찍는 특수 카메라였습니다. 그리고 두 주 만에 범인이 사진에 찍혔습니다. 차에 응가를 하다가 뭔가 꺼림직했는지 놀라서 뒤돌아보는 모습이었습니다. 경찰은 이 사진을 복사해서 일선 경찰서와 주민에게 배포했습니다. 그리고 언론에도 공개했습니다.
  
에드워드 수사관은 이 사진을 통해 범인의 신원이 밝혀지지 않을 경우 수거한 응가에서 과학수사대에 보내 DNA를 채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직까지 한 마을을 분노케 한 연쇄 응가 범인은 붙잡히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그는 왜 그런 짓을 저질렀을까요? 단순한 정신 병자의 정신 나간 짓일까요? 아니면, 누구도 모를 뭔가 사연이 있는 걸까요? 그가 붙잡히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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