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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표창원 "美 대사 피습, 테러라고 보긴 회의적"

대담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

▷ 한수진/사회자:

표창원의 <사건과 사람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님 함께합니다. 어서오세요.

▶ 표창원 소장/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소장님도 리퍼트 대사 피습사건 보고 많이 놀라셨을 것 같은데요?

▶ 표창원 소장/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참 이런 일이 우리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날 거라곤 예상을 못 했고요. 어떻게 이렇게 과격한 극단주의자의 공격이 일상화된 상황까지 왔는지 됐는지 참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 문제 오늘 짚어보겠습니다. 경찰이 오늘 새벽에 김기종 씨가 대표로 있는 단체 사무실을 압수수색 했다고 하거든요. 어떤 점이 주요하게 수사될까요?

▶ 표창원 소장/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일단 현행범이기 때문에 범죄에 대한 입증은 큰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중요한 것이 범행의 의도 부분이죠. 과연 살인의 의도가 있었느냐, 고의가 있었느냐, 그래서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느냐. 기억하시겠지만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 의원이던 시절에, 공격을 했던 지충호라는 사람이 있었죠. 

▷ 한수진/사회자:

면도칼 테러였죠, 그때는?

▶ 표창원 소장/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그 지충호 씨에게는 살인 미수혐의가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상해죄라고 하죠?

▶ 표창원 소장/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상해죄가 적용되죠. 살인의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았고. 범행 방법과 부위, 도구 등 이런 부분이 부적적하다는 거였는데. 이런 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경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서, 죽이겠다는 의사표현이 있었는지 이런 것들을 찾는 것 같고요.

또 하나는 배후나 조직, 공범 등의 여부 확인으로 보입니다. 처음에 경찰은 형사사건으로 인지를 했는데. 검찰에서 공안부에 배정을 하면서 테러로 규정을 했거든요. 그래서 그런 테러의 개념에 걸맞는, 조직적이고 계획적이며, 공범이 있는 다수의 행위인가, 이런 부분에 대한 증거 확보 노력인 것으로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일단 단독범행이라고 주장을 하고 있긴 한데요. 그런데 소장님, 이 사건은 테러입니까? 아니면 일반 형사사건으로 다뤄야 한다고 보세요?

▶ 표창원 소장/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테러라는 개념 자체가 공포를 이용해서 목적을 달성하는 범죄거든요. 공포를 달성하는 대개 수단들은 살인, 납치, 폭파, 이런 것들이고요. 그렇게 본다면 이번 사건은, 상징적인 인물이죠? 대사라는 중요한 인물을 공격해서 자기의 주장, 이념, 이런 것들을 내세웠다고 본다면 외형상으로는 테러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것을 테러라고 부를 정도이냐? 여기에는 저는 조금 회의를 가지고 있고요. 본인이 나타내는 것과 행동 사이에 많은 괴리가 있죠. 

▷ 한수진/사회자:

괴리가 있다? 어떤 말씀이에요?

▶ 표창원 소장/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가장 중요한 것이 평화, 전쟁반대, 이것을 자신의 공격 정당성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행동은 오히려 폭력 행위였고요. 그 다음에 자신이 주장한 것처럼 미국에 대한 경고랄까, 우리 국민들과 미국 사이를 갈라 놓으려는 의도였다면 정 반대가 나타나죠. 아울러 지금 사회적으로 나타난 현상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모든 집단 단체들이 김기종 씨와 관계없다고 발뺌들을 하고 있거든요. 이런 모습을 봤을 때도, 김기종 씨가 원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형태, 자기가 테러를 통해서 달성하고자 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역효과가 나는 그런 범행이죠. 그렇기 때문에 외형은 테러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한 사람의 조금 모자란, 범죄 행동이 아닌가 이렇게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 표창원 소장/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겉으로는 정치이념이나 사회적인 이슈를 내걸었죠. 그런데 그 행동의 불일치성에 나타나는 이상성이 보이거든요. 이상성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 사람의 개인적인 욕구와 욕심이 범행동기가 아닌가, 그렇게 추정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떤 욕구를 말씀하시는 거죠?

▶ 표창원 소장/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가장 중요한 게 인정욕구인 것으로 보이고요. 다른 사람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존중받고 인정받겠다, 이런 거죠. 그리고 과시욕구, 내가 얼마나 영향력 있는지 올바른지, 이런 걸 드러내겠다는 과시욕구죠. 이러한 욕구들이 왜 생기느냐? 과거엔 유사한 일들을 청소년들이 하는 경우는 있었거든요? 어린 친구들이? 소외감, 따돌림, 이런 부분 때문에. 

그런데 50대 중반 남성이라면 세상에 대해 어느 정도 아는데. 이분 같은 경우는 그동안 자기가 이뤄놓은 게 거의 없고요. 삶이 외롭고, 인간관계도 끊기고. 그런 데서 비롯된 자존감의 상실, 남성성의 훼손, 이런 것이 결국 인정욕구와 과시욕구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추정이 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생계를 위해서 다른 일은 전혀 하고 있지 않았다고 하죠, 통일 운동 관련된 독도 운동을 하고 있었다고 하고. 그리고 김기종 씨 폭력 행위는 처음이 아니라고 하잖아요? 

▶ 표창원 소장/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지난 2010년에는 주한일본대사가 강연회를 하는 자리에 가서 콘크리트 조각을 단상에 던집니다. 다행히 대사는 맞지 않았지만, 대사 옆에 있던 여성 서기관이 맞아서 부상을 입힌 적이 있었구요. 당시 공격행위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형을 선고받았었죠. 지금 돌이켜서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 것이, 당시에 유한 형벌을 내리지 말고 실형을 내리고, 형 만료 이후에도 보호관찰 등의 엄격한 사후 관리를 했어야 하지 않나, 상당히 공격성이 드러나 있는 사람이 아니냐, 이런 아쉬움을 많은 분들이 표하고 있죠.

▷ 한수진/사회자: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요?

▶ 표창원 소장/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물론 우리 법원 관행이 초범들, 또 나이가 많은 사람, 그리고 범죄 전과가 없고 사회 공헌이 있는 사람들에게 대단히 미약한 형벌을 내리는 관행을 가지고 있어요. 때문에 현실적으로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중요한 것이 계속 반복되는 게, 미세한 범죄 전력이 있다가 큰 범죄를 저지르는, 이러한 일들이 우리 사회에 반복돼 왔거든요? 유영철 같은 경우도 절도 등의 잡범이었지만 연쇄살인을 저질렀고요. 그렇게 본다면 전과 자체의 무게보다 얼마나 위험한 범죄적인 특성, 반사회적인 인격을 가지고 있느냐, 이 부분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법조계에서도 계속 있어 왔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자칫하면 사찰 논란으로 번질 수도 있는 거잖아요?

▶ 표창원 소장/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렇죠. 이게 개인의 정치적인 문제로 이어진다면 사찰 논란 불거지겠죠. 이 사람의 공격성, 폭력성, 그리고 중요한 장소에서 공개적인 폭력 행위를 통한 자기 과시, 이런 부분을 생각한다면 보호관찰 같은 예방적 의미, 생각해 볼 수 있죠.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지금이 참 민감한 시기라는 점에서 더 충격적인 것 같아요. 셔먼 차관의 과거사 발언 문제로 분위기가 안 좋잖아요?

▶ 표창원 소장/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사실 그 문제가 어떻게 본다면 이번 사건의 원인이 된 것도 있는데. 리퍼트 대사가 왜 갔느냐? 이런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리퍼트 대사가 적극적인, 공개된 행사를 통해서 여론을 완화 시키려는 것 같고요. 또 하나는 보안과 안전, 경호 경비 이야기가 계속 얘기가 되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경찰이 더 선제적으로 경호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지적도 나오고 있는 거죠?

▶ 표창원 소장/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렇죠. 그런데 문제는, 미국 대사관 측에서는 두 가지의 충돌되는 문제가 있죠. 하나는 민감 시기이니까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해서 경찰에 요청한다든지. 그런데 반대론 지나치게 경호를 강화할 경우 오히려 미국에 대한 여론이 나빠질 수 있다, 그러다보니까 아무래도 여기가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 아니겠습니까? 우리나라는 그동안 치안이나 안전에 대해 자랑을 해오던 나라구요. 거기다가 민화협에서 주최한 자리고. 당연히 자체적인 민간 안전 조치가 되어있겠지, 라는 판단이었던 것 같고요. 지나친 경호를 하면 오히려 좋지 않은 여론을 만들 수 있겠다, 이런 게 허술한 경호로 이어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법과 규정상으로 보면, 주한 외교사절들은 경호 대상이 아닌 거죠?

▶ 표창원 소장/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경찰이 상당히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한 것으로 보이고요. 결과적으로 주요한 행사, 주요한 인사가 참여하는데 이렇게 허술하게 방치할 수 있느냐. 이런 비난을 받고 있죠. 법과 규정상으로 보면, 미국대사를 비롯한 주한 외교사절들은 경호대상 요인이 아닙니다. 물론 누구든지 필요하다면,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 경찰청장이 응급하게 경호대상으로 지정할 수는 있지만,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고 판단을 하지 않았고. 그럴만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보이고요. 하지만 사전에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대사관 측과 긴밀하게 의견을 조율했다면, 좀 더 보안 조치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아 있죠. 

▷ 한수진/사회자:

지금은 경호대상으로 지정이 됐죠? 

▶ 표창원 소장/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걱정스러운 것이, 지난번 고등학생의 황산테러 때도 그랬고, 지금도 일부 네티즌들이 김기종 씨의 행위를 옹호하고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 표창원 소장/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참 위험하고 안타까운 상황인데요. 편가르기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 편이면 폭력과 범죄도 감싸고 미화하고, 다른 편이면 올바른 행동도 비난하는 이런 모습이 반복되고 있거든요? 우리 사회 고질병이 된 것으로 보이고요. 분명한 것은, 우익이건 좌익이건, 백색테러건 흑색테러건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범죄행위이고요. 우리 사회가 폭력은, 어떤 명분을 내세워도 파렴치한 범죄로 규정하고, 절대로 옹호하거나 동조해서는 안 되며, 폭력으로는 결코 어떤 목적도 달성할 수 없다는 일치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번 김기종 씨 사건도 그렇고 고교생 황산테러 사건, 또 IS에 합류하어 떠난 김 군의 사례도 그렇고. 왜 자꾸 이런 비슷한 일이 생기는 걸까요? 

▶ 표창원 소장/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각각의 경우가 다 다르긴 하지만, 모두 외롭고 소외된 남자들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좀 더 들여다보면, 자존감이 낮고 열등감이 많고. 가족이나 학교, 직장 등 소속된 곳이 없는 외딴 섬 같은 존재들이죠. 미국이나 유럽에서 1980년대 이후 등장한 '외로운 늑대' , 단독형 테러리스트와 많이 닮아있습니다. 게다가 우리 사회가 극심한 분열을 겪으면서 구심점을 잃었고. 취업난, 빈부격차, 갑질 문화 등 사회적 스트레스 수준이 높다 보니까 사회규범에서 일탈하는 사람이 늘고 있고, 그 중 일부가 극단주의와 폭력에 의존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사이비 종교나 도박, 음주, 마약 같은 것에 빠지기도 하고요.

▷ 한수진/사회자: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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