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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2015년 프로야구 트랜드는 '멀티플레이어'

[취재파일] 2015년 프로야구 트랜드는 '멀티플레이어'
2015년 10구단 체제를 맞이하는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팀당 경기수가 144경기로 늘어나면서 주전 선수들의 체력 유지가 가장 큰 변수로 꼽히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128경기보다 15경기가 늘었고, 팀 당 경기수가 가장 많았던 3년전 133경기보다도 11경기가 많습니다. 시즌은 이렇게 길어졌는데, 1군 엔트리는 팀 당 26명에서 27명으로 한 명 늘었을 뿐입니다.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시즌 128경기를 전부 소화한 선수는 박병호, 서건창, 황재균, 정수빈, 김상수 5명뿐이었습니다. 그리고 133경기로 치러진 2012시즌 전경기 출장 선수는 박병호, 황재균, 오지환 3명에 불과했습니다. 올 시즌 144경기를 전부 소화할 수 있는 선수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부상과 슬럼프를 비롯한 다양한 이유로 주전이 빠졌을 때 그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팀 성적을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각 팀 감독들은 스프링캠프의 초점을 '선수층 늘리기'에 맞췄습니다. 더 많은 선수들을 스프링캠프에 참여시켜 1,2군의 실력 격차를 좁히고, 선수들의 포지션에도 변화를 주면서 공수의 균형을 맞추는 데 주력했습니다. 같은 포지션에 비슷한 공격력을 갖춘 선수들이 몰리지 않도록 고르게 배분했습니다. 이렇게 두 개 이상의 포지션을 맡을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는 올 시즌 프로야구의 트랜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이런 멀티플레이어들의 활약은 팬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 외야수 변신 문선재-김용의

LG 양상문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외야에 있습니다. 박용택(36세) 이진영(35세) 이병규(32세) 주전 외야수 3명이 30대를 훌쩍 넘기면서 백업 외야수가 절실했습니다. 정의윤(29세)과 채은성(25세)이 주로 뒤를 받쳐왔지만, 정의윤은 수비력이 떨어지고 채은성은 아직 경험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내린 결정이 문선재와 김용의의 외야수 변신이었습니다. 문선재는 유격수 유망주로 입단했지만, 주전 오지환에 밀려 출장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내야 각 포지션을 돌며 본의 아니게 내야 멀티플레이어로 주목받았습니다. 포수 마스크까지 쓰고 도루를 저지했을 정도로 내야에서는 안해본 포지션이 없습니다. 김용의 역시 내야에서는 포수 빼고 다 해본 선수입니다. 주로 1루를 맡았는데, 2루와 3루수도 자주 백업 요원으로 출격했습니다. 내야 멀티플레이어인 이 두 선수는 이제 외야로 영역을 넓힙니다.

양상문 감독은 외국인 선수를 3루수 전문 한나한으로 뽑고, 3루수 출신 정성훈이 1루수, 거포 유망주 최승준에게 1루수 백업을 맡길 생각입니다.

● 강정호 공백은 윤석민…박병호는 3루수 겸업

강정호가 빠진 넥센의 유격수 자리는 3루수 전문 윤석민이 맡게 됩니다. 염경엽 감독은 "강정호의 공백에 대비해 지난 1년 동안 윤석민의 자세를 유심히 지켜봤는데, 유격수 경험은 없지만, 풋워크나 사이드를 따라가는 능력에서 유격수로서 가능성을 봤다."고 밝혔습니다. 또 "사실상 3루수 김민성의 백업요원으로 지난 시즌 팀을 위해 희생했던 윤석민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고 싶다."면서 윤석민에 대한 배려와 믿음을 보였습니다.
박병호 연합 500

윤석민의 유격수 이동으로 3루수 백업은 1루수 박병호가 맡게 됩니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목표로 포지션 다변화를 결심하고 겨우내 3루수 훈련에 전념했습니다. 연습경기에서 3루 글러브를 끼고 몇차례 인상적인 수비를 펼치며 가능성을 보여 줬습니다.

● 한화에서는 '모두가 멀티플레이어'
김성근 한화 취임

김성근 한화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김태균이는 서드(3루)에서 반 죽었다고 봐야돼요."라며 지옥훈련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했습니다. 김 감독의 말대로 지난해 마무리 훈련에서 김태균은 3루에서 반 죽었습니다. 10년 넘게 1루수만 맡았던 베테랑을 당장 3루수로 변신시키지는 않겠지만, 항상 멀티플레이어를 강조해 온 김성근 감독이 한화의 취약한 핫코너를 강화시키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일단 한화 3루수는 김회성이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3루수와 유격수를 번갈아 맡았던 송광민이 연습경기에서 좌익수로 출전한 겁니다.

김성근 감독은 얼마전 인터뷰에서 "김응룡 감독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겠다."며 한화의 현실을 냉혹하게 지적했습니다. "선수단의 절반이 넘는 38명의 선수가 30대로 구성돼 노쇠화돼 있고, 젊은 선수들과 나이 차이 뿐만 아니라 1, 2군의 실력 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우승해야 한다."고 다짐하는 김성근 감독은 시즌 내내 다양한 멀티플레이어를 양산할 것으로 보입니다.

● '키스톤 콤비' 빠진 KIA의 고민

야구에서 2루수와 유격수를 '키스톤 콤비'라고 부릅니다. 팀 수비의 핵심 콤비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김선빈-안치홍의 동반 입대로 KIA의 키스톤 콤비는 한꺼번에 구멍이 생겼습니다. 지난 시즌 김선빈이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하면서 새내기 강한울이 공백을 메우기는 했지만, 안치홍이 도맡았던 2루수 자리는 아직도 주전을 확정하지 못했습니다. 연습경기에서는 외야수 김주찬이 2루수에 기용되기도 했습니다. KIA는 '키스톤 콤비'를 어떻게 메우느냐가 가장 큰 관건입니다. 그래서 김기태 감독은 2군에 주로 머물던 내야수 요원 최용규와 최병연을 비롯해 신인 황대인까지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야수뿐만 아니라 투수쪽에서도 다양한 변화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일명 '스윙맨'의 활약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선발 자원이 부족한 넥센의 경우 필승 불펜 한현희가 멀티플레이어 스윙맨을 맡을 전망입니다. 염경엽 감독은 일단 한현희를 선발로 돌려서 시즌을 시작하고, 여의치 않으면 중요한 순간 불펜으로 돌리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삼성 류중일 감독과 SK 김용희 감독은 이런 스윙맨을 이용해 5선발과 6선발 체제를 넘나들려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맞이하는 10구단 144경기 체제에서 '멀티플레이어'의 활약상은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 잡을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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