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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인테리어 시장에 '캔들 효과' 뚜렷

'립스틱 효과' 처럼 불황의 한 단면

[취재파일] 인테리어 시장에 '캔들 효과' 뚜렷
'립스틱 효과'라는 말이 있습니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 립스틱이 많이 팔리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지갑이 얇아지면 비싼 화장품은 사지 못하는 대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화려한 색조 효과를 볼 수 있는 립스틱에 손길이 더 가게 되지요. 그래서 '립스틱 효과'는 불황을 읽을 수 있는 한 단면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여성 화장품에 '립스틱 효과'가 있다면, 인테리어 업계에는 '캔들 효과'라는 말이 최근 들리고 있습니다. 캔들, 즉 양초는 작은 소품이나 소가구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말입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향초, 방향제를 비롯해 액자, 쿠션, 작은 조명, 각종 수납용품 등 소품이나 작은 가구를 대표하는 말입니다. 가계 소득이 줄다 보니 비싸지 않으면서도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효과를 볼 수 있는 생활용품 구매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한 인테리어 업체의 매출을 분석해 봤더니 최근 3년 동안 침대, 소파, 옷장 같은 큰 가구 매출 증가율은 5% 안팎이었는데, 인테리어 소품이나 작은 탁자 같은 소가구 매출은 13%씩 증가했습니다. 백화점도 다르지 않습니다. 해마다 성장 폭이 줄어들다 역성장에 이른 백화점도 생활용품 만큼은 9%(H백화점)~11%(L백화점)씩 매출이 늘었습니다(2013년 기준). 일찌감치 생활용품 시장에 진출한 한 유통업체는 지난해 관련 매출이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업계에 알려졌습니다.

리모델링 공사나 큰 가구를 바꾸는 것에 비해 가격은 훨씬 저렴하고, 그 덕분에 자주 소품을 교체해 분위기를 쉽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소비자들이 생활용품을 찾는 이유입니다. 한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거실의 쿠션이나 커튼의 색깔만 바꾸거나 부피가 큰 소품 하나라도 적절하게 배치하면 전혀 다른 공간처럼 분위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적게는 10~20만 원 예산으로도 충분히 인테리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현재 업계가 추산하는 생활용품 시장은 10조 원 정도 규모인데 오는 2018년이면 13조 원, 2023년에는 18조 원까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국내에 진출한 이케아와 자라홈, H&M 홈에 이어 미국과 덴마크의 대표 생활용품 브랜드도 국내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응해 국내 유통, 가구업체들도 잇달아 생활용품 시장에 새로 진출하거나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알뜰 소비 경향과 업체들의 경쟁이 더해지면서 좀 더 적은 비용으로 개성까지 살리는 '셀프 인테리어' 제품의 선택 폭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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