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이나 먹자" 동창 연락받고 나가니…끈질긴 다단계

대학 졸업을 앞둔 A(26)씨는 '점심이나 먹자'는 고등학교 동창의 연락을 받고 서울 시내의 약속 장소로 갔습니다.

약속 장소에는 동창 뿐 아니라 동창의 지인이라는 다단계 판매원이 2명 나와 있었습니다.

이들은 한 달에 500만∼800만 원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며 A씨를 식당 바로 옆 건물로 데리고 갔습니다.

이들은 밤 10시까지 A씨에게 다단계 판매회사 가입을 끈질기게 권유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졸업·입학 시즌을 맞아 취업과 고수익 보장 등을 미끼로 대학생을 판매원으로 모집하는 불법 다단계 판매회사의 영업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한다고 밝혔습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일부 불법 다단계 판매회사들이 학생들을 유인한 뒤 대출을 강요하고 환불을 방해해 학생들을 신용불량자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공정위는 불법 다단계 판매의 전형적인 유형으로 ▲다단계 판매원들이 취업·고수익을 미끼로 학생을 유인 ▲합숙소·찜질방 등에서 합숙생활을 하며 교육받도록 강요 ▲수백만원의 물품 강매 및 대출 강요 ▲포장 훼손 등을 통해 교묘히 환불 방해 등 4가지를 들었습니다.

다단계 판매원들은 월 수백만 원의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학생들을 유혹합니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공정위는 전했습니다.

공정위가 지난해 조사한 결과, 다단계 판매회사의 상위 1% 판매원의 1인당 월평균 수입은 472만 원에 달했지만 나머지 99%는 월평균 수입이 3만9천 원에 그쳤습니다.

불법 다단계 회사의 상위 판매원은 학생들에게 높은 이자의 대출을 받도록 강요해 자신들로부터 수백만 원에 달하는 물품을 구입하도록 합니다.

물품을 넘겨준 뒤에는 화장품을 사용해보고 건강보조식품을 먹어보라는 식으로 포장을 뜯도록 유도합니다.

환불을 불가능하게 만들려는 의도입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처럼 불법 다단계 판매가 의심되는 회사에 대해서는 무조건 가입을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시·도에 등록된 합법적인 다단계 판매회사라고 유혹할 경우에는 공정위나 해당 시·도의 경제정책과 등에 문의하면 됩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