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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軍, L-SAM 개발 착수…'사드'와 충돌

[취재파일] 軍, L-SAM 개발 착수…'사드'와 충돌
미국은 우리나라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를 배치하고 싶어 하고 우리 정부도 사드 배치를 원하는 눈치입니다. 서로 "사드 배치를 위한 논의를 한 적 없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한미 양국의 속내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바라고 있습니다. 미국의 여러 고위 관료들과 우리 국방장관이 이런 견해를 이미 여러 차례 밝혀 왔습니다.

국방부와 그 주변을 취재해 보면 미국 측의 전략은 이렇습니다. ▲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한다. ▲ 각종 훈련을 통해 사드의 우수성을 알린다. ▲ 한국 정부에 사드 구매를 권유한다.

하지만 걸림돌(?)이 있습니다. 우리 군이 현재 '한국형 사드'라고 불리는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L-SAM·Long range Surface to Air Missile)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50~60km 상공에서 적의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는 미사일로 사드와 기능이 비슷합니다. 미국이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할 수는 있겠지만 포대 하나에 1조원이 넘는 사드를 우리나라가 굳이 구매할 이유가 없다는 뜻입니다. 이는 국방부의 공식 입장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L-SAM의 성능이 좋으면 주변국들의 반발을 야기하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늘리는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도 감행할 실익이 없습니다.

● L-SAM 사업, 다음 주 본격 착수

L-SAM은 지난 해 6월 김관진 당시 국방장관 주재로 열린 방위사업추진위에서 개발사업 기본전략이 의결됐습니다. 올해부터 3년간 탐색개발, 이후 5~6년간 체계개발 과정을 거쳐 2020년대 초반에 양산한다는 계획입니다. 방위사업청은 다음 주 사업예비설명회를 개최해 L-SAM 개발사업의 시동을 겁니다. 주관은 국방과학연구소(ADD)이고 국내 방산업체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입니다. 사업비는 개발에만 1조원 이상 투입됩니다. 양산에는 포대 몇 기를 만드느냐에 따라 개발비의 몇 배가 쏟아 부어질 전망입니다.

탄도 미사일은 발사되면 포물선을 그리며 우주 공간으로 올라가는 상승단계와 궤적의 꼭지점을 찍는 중간 비행단계를 거쳐 종말단계에 접어듭니다. L-SAM은 종말 단계 중 고도 40km 이상의 상층부에서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도록 설계됩니다. 고도 40km 이하에서는 국산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M-SAM)과 PAC-3가 방어망을 구축합니다. 철매-2라고 불리는 M-SAM은 이미 개발됐고 현재는 개량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취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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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돌하는 L-SAM과 사드

사드는 요격 고도가 최고 150km로 알려졌습니다. L-SAM의 유효 요격 고도는 50~60km이고 최고 요격 고도는 현재 명확치 않습니다. L-SAM은 사드보다는 못하겠지만 영 몹쓸 미사일로 탄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국방부는 사드 도입 논란이 있을 때마다 "사드와 기능이 겹치는 L-SAM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사드는 필요 없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미국의 '한반도 사드 전략'은 주한미군 배치, 그리고 한국 판매로 추정됩니다. 우리나라가 사드를 사들이면 천문학적인 돈이 들고,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해도 방위비 분담금이 급증할 우려가 있습니다. 사드가 우리 땅에 어떤 방식으로든 들어오는 순간 돈이 무더기로 나갑니다. 사드와 L-SAM에 완벽하게 중복 투자하는 셈입니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국방을 강화해 줄 것 같으면서도 주변국의 반발과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MD) 편입 우려를 낳는 복잡한 방정식입니다. 돈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마땅합니다. 더 복잡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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