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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중국 수출길 열리면 '무역역조' 해결될까

사실상 비관세 무역장벽 역할을 하던 중국의 독특한 수입검역기준 변경으로 한국산 김치의 중국 수출에 활로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해 11월 타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우리 김치가 중국땅을 제대로 밟지 못했던 만큼 중국 정부의 검역기준 변경은 김치업계에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 중국과의 FTA 협상에서 자국의 위생기준을 내세워 사실상 김치 수입을 거부하는 중국에 문제를 제기해 양보를 얻어낼 수 있었지만 그 대가로 자동차 등 다른 제조업 경쟁품목을 양보해야 하는 부담이 뒤따랐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2012년 이후 김치에 대한 중국 측 위생기준을 완화해달라고 중국측에 꾸준히 요청했다.

작년 7월에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김치 등의 식품을 우선적 협력분야로 삼기로 했다.

당시 시진핑 주석은 확대정상회담에서 "나도 맛있는 김치를 좋아한다"며 "위생기준에 걸려서 (한국 김치가) 중국에 못 들어오는데 현재 기준이 개정중이어서 한국 김치도 곧 중국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의 이런 노력 덕분에 한국산 김치는 중국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게 됐다.

우리나라는 현재 일본과 미국, 대만, 베트남, 중동 등 세계 곳곳에 한해 9천만 달러 어치에 이르는 김치를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가장 큰 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은 부진하다.

사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한국산 김치가 중국에 들어가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러다가 2010년 이후 중국 내에서 식품안전 이슈가 터지고 그 여파가 김치에까지 미치면서 대중국 김치수출은 급격하게 줄었다.

2010년 중국에 117톤이 수출됐던 한국산 김치는 2013년에는 단 한 조각도 수출하지 못했다. 현재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김치는 살균된 볶음김치밖에 없다. 수입 김치에 적용되는 중국의 까다로운 위생기준에 막혀서다.

그런 사이에 중국산 김치수입은 큰 폭으로 늘었다.

대한김치협회 등에 따르면 중국산 김치는 2011년 이후 연간 20만톤 이상이 국내로 수입되고 있다. 2013년에는 중국산 김치가 1천742만 달러어치나 수입됐다. 국내 들어오는 김치는 전부 중국산이다.

현재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는 95% 이상, 일반식당과 대량급식소는 90% 이상이 중국산 김치를 쓰고 있는 실정이다.

한중FTA에서 한국은 국민정서상 민감한 전통문화 유산인 김치를 양허대상에서 제외하기를 희망했지만, 중국이 받아들이지 않아 중국산 저가 김치와 양념의 국내 시장 진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김치에 적용했던 까다로운 위생기준을 바꿔 막혔던 수출길이 열리면 한중간 김치를 소재로 한 수출입 경쟁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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