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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중동에 파고드는 '사드'…수상한 한·미

[취재파일] 중동에 파고드는 '사드'…수상한 한·미
중동 친미(親美) 국가들이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를 앞다퉈 사들이고 있습니다. 우선 UAE가 세계 처음으로 사드를 구매하기로 미국 측과 계약한데 이어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도 사드를 도입하기 위해 잰 걸음을 걷고 있습니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 논의한 적이 없다"는 우리나라와 미국은 실제로 사드의 한국 배치를 논의한 적 없을까요? 공식적으로는 "논의한 적 없다"가 답입니다. 그런데 미국 고위 관료들이 잊을만 하면 한번씩 "논의하고 있다"고 말해 "논의한 적 없다"는 한미 양국 정부의 공식 발표가 액면 그대로 들리지 않습니다. 한미 두 나라는 사드 배치를 위한 모종의 '작전'을 펼치고 있는 듯합니다.

● 중동 국가들 "여기, 사드 주세요"
미국 한국 사드배치

미국에 사드를 주문한 최초의 나라는 UAE입니다. 지난 2011년 미국에 사드 판매를 처음 요청했고 마침내 올해 말 인도가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4조 원대 사업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드 도입 사업도 곧 윤곽을 드러낼 전망입니다. 1년 내, 늦어도 2년 내에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고 사드의 주 생산업체인 록히드 마틴 측은 밝히고 있습니다. 록히드 마틴은 카타르의 사드 구매 계약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로 다가왔다고 발표했습니다.

중동에서 사드 주문이 쇄도하는 형국입니다. IS가 이라크와 시리아를 유린하면서 무장을 강화하고 있고 미사일 다크호스 이란이 곁에 있어서 중동 국가들이 사드 도입을 서두른다는 분석입니다. IS의 확장과 함께 요즘 국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이란에 지대공 미사일을 수출한다는 소식도 들리던데 이런 분위기가 중동 친미 국가들의 자의반 타의반 '사드 무장'을 이끄는 것 같습니다.

● 사드를 놓고 벌이는 한·미의 수상한 행태들
그래픽_한미 군사

우리나라와 미국도 사드 한국 배치를 고려하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2013년 록히드 마틴 선임 연구원이 공군을 방문해 사드를 공부시킨 적도 있습니다. 2011년 주한미군은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해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을 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미국 고위 관료들의 발언들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지난 해 10월엔 로버트 워크 미 국방부 부장관이 "사드의 한국 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워크 부장관은 2013년엔 "한국의 미사일 방어체계 KAMD가 미국의 사드와 완벽하게 상호 운용성을 갖추길 원한다"고도 말했습니다. 토니 블링큰 미 국무부 부장관은 "한반도 미사일 방어망에 사드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지난달에 미 국방부 존 커비 대변인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한국 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정례 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미 국방부의 공보 담당관은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양국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사드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이라며 대변인의 말을 구체적으로 확인했습니다.

이런 발언이 나오고 한국 기자들이 진위 파악에 나서면 미국 정부는 "논의한 적 없다"는 판에 박힌 대답으로 진화하는 척합니다. 하지만 미국 국방부 부장관, 국무부 부장관, 국방부 대변인 등 알만한 사람들이 공교롭게도 똑같은 실수를 한다는 것은 넌센스입니다. 뭔가 있으니 이런 발언들은 내뱉었다고 밖에는 해석할 수가 없습니다.

미국은 북한 때문이든 중국 때문이든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고 싶어 합니다. 주한미군이 들여오는 것보다는 우리 정부가 구매하기를 더 바랄 겁니다. 어떤 수준인에서인지는 몰라도 한·미 간에 논의도 있었을 겁니다. 우리 정부도 한민구 국방장관을 내세워 지난 해 10월 국정감사 때 "사드가 우리 안보와 국방에 도움이 된다"며 미국을 거들었습니다. 한·미 두 나라는 지금 사드 한국 배치의 국제 여론을 살피고 있는 것 같습니다.


▶ 한민구 "사드 도입계획 없다…美 요청도 없어"
▶ 미 국방부 "한국과 사드 공식협의 없다"…발언 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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