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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LG가 3세의 횡포, 사과는 했지만…

LG가의 3세 구 모 씨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강남의 한 건물에서 이런 대리인을 시켜서 영세 세입자들을 갖은 방법으로 괴롭히며 쫓아내고 있었다는 사실, 며칠 전 8시 뉴스에서 보도해 드렸죠.

나이가 한참 더 연장자인 철물점 주인, 즉 세입자에게 육두문자는 물론 거칠게 몸으로 위협하는 모습을 보며 땅콩 회항 때보다 더 심한 갑의 횡포라는 비난이 들끓었는데요.

방송이 나간 뒤 구 모 씨는 LG그룹을 통해서 세입자에게 물질적 정신적인 피해를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전해 왔습니다.

이 사건을 처음 취재하면서부터 보도 이후 반응을 듣기까지의 전말을 김종원 기자가 취재파일에 남겼습니다.

[건물주/대리인 : 당신 내가 때려봤자 신고할 거 뻔한 거고, 밖에 나가서 한 번 하든가 나랑 그럼. 어? 밖에 나가서 한 판 하든가]

화면 속의 이 대리인은 기사가 나가기 전만 해도 취재기자에게 자신이 잘못한 게 뭐가 있냐, 그러면 좀 일찍 나가달라고 무릎을 꿇고 사정이라도 해야 되는 거냐며 당당했습니다.

그러다 여론을 의식했는지 뒤늦게서야 철물점 주인에게 전화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합니다.

구 모 씨의 관계자라는 사람도 가게에 찾아와 뭐 필요한 게 없냐고 챙기며 잘 해결해보자고 했다고 합니다.

지난 3년의 시간 동안 당하기만 했던 이 철물점 주인은 어차피 두 달 후면 계약이 끝나 10년간 운영해온 점포의 문을 닫습니다.

물론 지금이라도 원만히 풀린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하지만 이렇게 쉽게 처리할 수 있는 문제였다면 왜 진작에 그러지 않았는지 곰곰이 생각해야 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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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4일)저녁 뉴스토리에서는 정부의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실태를 집중 파헤쳤습니다.

탐사보도팀이 총 303개 기관에 지난 2년간 새로 임명된 2천100여 명의 경력을 전수 분석한 결과 자격이 의심스러운 낙하산으로 분류될 수 있는 사람이 300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그중 대표격으로 불리는 대한적십자사의 김성주 총재를 만난 소감을 박원경 기자가 취재파일로 전했습니다.

지난주 박 기자는 김성주 총재를 만나기 위해 적십자사 건물 밖에서 4시간을 기다렸습니다.

김 총재가 공식 인터뷰를 거절하자 퇴근길에 질문이라도 하기 위해 미리 얘기하고 찾아간 겁니다.

그런데 총재와 대동해 우르르 현관에 나타난 대여섯 명의 직원들은 기자를 치고 당기며 접근 자체를 막았고 그사이 총재는 차를 타고 떠났습니다.

여기서 주목해볼 건 총재가 아니라 함께 있었던 간부들의 태도였습니다.

경호원이라도 된 것처럼 몸 바쳐 호위하더니 총재의 차가 떠나자 뒤돌아서는 입가에 미소를 띠었습니다.

마치 무언가를 보여주는 데 성공한 것처럼 말입니다.

이후 한 최고위 간부도 기자에게 다른 누군가가 들으라는 듯이 "총재님이 많이 놀라셨다"며 큰소리를 쳤습니다.

낙하산 인사의 전형적인 폐단을 보여준 겁니다.

낙하산 인사가 자주 투하되는 조직일수록 윗사람에게 전문성보다는 이렇게 충성심을 과시해야만 높은 자리에 올라가곤 하죠.

계속되는 공기업 비리도 나아가 국가 경쟁력의 후퇴도 낙하산만 바라보는 이런 해바라기 정신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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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가 도핑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겠다며 그제부터 사흘간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태껏 한 번도 언론에 공개한 적 없다가 이번에 사실상 처음으로 공개했는데요.

아무리 박태환 사태를 의식한 공공연한 생색내기 행정이라 하더라도 하려면 좀 그럴듯하게 하지 정말 무늬뿐이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권종오 기자가 취재파일을 통해 지적했습니다.

첫날 종목별 경기단체 사무국장과 도핑 실무 담당자 총 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강의 출석 표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절반 가까이 서명란이 비어 있습니다.

특히, 박태환 선수로 시끄러운 수영과 이용대 파문을 일으켰던 배드민턴, 그리고 그동안 여러 차례 도핑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육상이 모두 빈칸입니다.

왜 이렇게 출석률이 저조한가 했더니 하필 같은 날 대한체육회의 정기 대의원총회가 열렸습니다.

그래서 그나마 출석했던 사람들마저도 사인만 하고 30분 뒤 썰물처럼 교육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일정을 왜 이렇게 겹치게 잡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죠.

또 어제와 오늘은 선수촌에서 선수와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도핑의 사례와 주의사항 등을 교육하는데 이것도 훈련이 끝난 저녁 7시로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시간으로 잡혔습니다.

도핑 방지 교육이 실제로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보고 나니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낮은지 그리고 왜 대부분의 우리나라 선수들이 한결같이 금지약물인지 정말 몰랐다고 이야기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체육계가 실효성 있는 교육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실력과 재능을 갖춘 우수한 선수가 약물에 발목을 잡히는 일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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