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령화 사회의 가장 큰 그늘 가운데 하나가 바로 치매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겁니다. 치매는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 큰 고통을 함께 짊어져야 하는데, 일본에서는 최근 '치매 카페'라는 게 등장했습니다. 우리가 눈여겨볼 만합니다.
도쿄에서 최선호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손님으로 붐비는 아담한 카페. 백발의 노인들이 손님을 맞이하고, 주방 일도 도맡아 합니다.
조금 서툴러도, 옆 사람들은 말로 거들 뿐입니다.
[잘하네. 잘하네. 나가노 씨 잘하네.]
[두 개를 동시에 옮겨도 돼요.]
치매 환자와 가족들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3년 전 문을 연 이시쿠라 치매 카페입니다.
[카나자와/이시쿠라 카페 자원봉사자 : 환자 본인, 스기무라 씨가, 나는 아직 일할 수 있다고, 도울 수 있는 게 없겠느냐고 항상 말해왔어요.]
매달 1~2차례 문을 열면, 치매 카페는 지역 공동체의 사랑방이 됩니다.
[히라이시/지역 주민 : 저는 아직 젊지만, 윗세대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역시 이곳에서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치매 환자를 집안이나 시설에 격리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짊어져야 할 질병으로 인식하자는 게 이 치매 카페의 출발점입니다.
고령 사회 일본의 치매 환자는 현재 462만 명 수준, 10년 뒤면 700만 명까지 늘어날 전망입니다.
시설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치매 환자가 가능한 오랫동안 일상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사회 시스템을 바꾸자는 게 일본 생각입니다.
조용한 재앙으로 불리는 치매, 일본의 새로운 실험은 환자의 60%를 가족이 돌봐야 하는 한국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입니다.
(영상취재 : 박용준, 영상편집 : 이승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