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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KF-X 순항할까…KAI·KAL의 불안한 파트너들

[취재파일] KF-X 순항할까…KAI·KAL의 불안한 파트너들
우리 손으로 공군 주력 KF-16을 능가하는 미들급 전투기를 개발해 양산하는 한국형 전투기, KF-X 사업이 불안 불안합니다. 입찰 제안서 제출 마감일이 일주일 코 앞인데 대진표의 마지막 단추가 채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최소 2파전은 돼야 사업의 입찰이 성립되는데도 2파전의 틀이 굳어지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2파전의 대표들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대한항공은 사실 KF-X를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 능력이 안 됩니다. 그래서 해외 파트너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파트너들의 움직임이 KAI와 대한항공 마음 같지 않습니다. 대한항공은 아직 유럽의 에어버스 그룹과 KF-X 사업 협력 계약도 맺지 못하고 있습니다. KAI는 미국의 록히드 마틴과 KF-X 사업에 참여하기로 약속은 했지만 기술이전에 대한 확답을 못 받고 있습니다.
취파

● 대한항공의 구애(求愛), 남은 시간은 1주일

에어버스 그룹과 연합해 KF-X 사업을 따내려는 대한항공에게는 시간이 없습니다. 입찰 제안서 제출까지는 딱 1주일 남았고 설상가상 설 연휴까지 끼어 있습니다. 에어버스 쪽과 지금 당장 파트너십 계약을 하고 제안서를 작성해도 시간이 모자랄 판인데 파트너십 계약 소식은 들리질 않습니다.

에어버스 쪽은 급할 게 없습니다. 우선 에어버스는 KF-X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먼저 나선 적이 않았습니다. 대한항공이 에어버스에게 KF-X 사업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대한항공보다는 전투기 조립 경험이라도 있는 KAI에게 유리한 싸움이지만 대한항공은 에어버스의 큰 고객이니 에어버스는 그 요청을 무시할 수 없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에어버스 측은 요모조모 따져볼 테지요. 에어버스에게는 KAI도 고객이니 막 대할 수가 없어서 대한항공의 손을 기다렸다는 듯이 덥석 잡을 수 없는 속사정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도 KAI가 이미 록히드 마틴과 KF-X 사업 협력 계약을 맺었으니 에어버스도 대한항공과 연합할 명분은 생겼습니다. 그럼 에어버스도 이제 도장 찍으면 될 것 같은데 버팁니다. 에어버스가 버티면 KF-X 사업 자체가 한 걸음도 못 떼니 답답한 노릇입니다. 대한항공이 에어버스를 요령껏 요리하지 못하면 대한항공 뿐 아니라 자칫 우리 국방에도 큰 손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취파

● 기별 없는 록히드 마틴의 기술이전 약속

KAI도 대한항공보다 썩 나은 처지는 아닙니다. 록히드 마틴과 사업 협력 계약은 맺었지만 핵심은 빠뜨렸습니다. 록히드 마틴으로부터 미들급 전투기의 기술을 이전해준다는 약속을 못 받았습니다.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가 KF-X 사업에 지분율 20%로 참여하고 있어서 미국 대표 방산기업 록히드 마틴의 기술 이전은 첩첩산중입니다. 미국은 이슬람 국가에 무기 기술 이전을 몹시 꺼리기 때문입니다. 록히드 마틴은 이런 현실적 제약을 즐기는 분위기입니다.

이대로라면 만약 KAI가 KF-X 사업을 따낸다고 해도 국산 미들급 전투기를 만들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KF-X 사업이 미국산 부품을 수입해서 전투기를 조립하는 사업으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입찰 준비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어서 24일 입찰이 또 유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KF-X 사업이 순항하기 위해선 벌써 사뿐하게 이륙했어야 했는데 활주로에 끌어오는 것부터가 이토록 힘에 부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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