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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국제시장'의 특별한 미국 나들이

[월드리포트] '국제시장'의 특별한 미국 나들이
1950년 12월 22일 영하 30도 안팎의 살을 에는 추위 속에 이뤄진 흥남철수. 이 장면을 도입부로 시작하는 영화 국제시장의 특별한 시사회가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극장에서 열리던 날 한국전쟁에 참석했던 두 나라 노병들이 하나둘 극장을 찾아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영화를 관람하며 울고 또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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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특별시사회에서 특히 관심을 끈 사람이 있었습니다

19살의 나이로 흥남철수를 가능하게 한 장진호 전투에 참석했던 미 해병대 출신 스티븐 옴스테드 예비역 중장과 당시 배안의 무기를 버리고 피란민 탑승을 지시한 에드워드 아몬드 소장의 외손자인 예비역 대령 퍼거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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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스테드 장군은 당시 흥남부두에서 아우성치던 사람들의 모습과 군함과 장병들의 움직임을 너무나 사실적으로 묘사해 놀랐다면서 모든 것이 얼어붙었던 그 엄동설한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습니다.

당시 옴스테드 이병의 부대 미 해병 1사단은 1만 2천 명의 병력으로 12만 명의 중공군과 치열한 교전을 치렀습니다

미 해병1사단은 함경남도 개마고원 부근 압록강의 지류 장진강을 댐으로 막아 만든 장진호에서 중공군에게 포위돼 전멸위기를 맞았으나 성공적으로 후퇴에 성공합니다.

미국 전사에서 가장 고전했던 전투였으며 미 해병대 전사의 3대 전투로도 기록되는 장진호 전투는 결국 중공군의 남하를 2주간 지연시키면서 1.4후퇴의 시작인 흥남 철수를 가능하게 한 전투였습니다.
 
이 전투에서 미군 2836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절반가량은 동사했고 중공군도 2만 5000명이 숨졌습니다.

옴스테드 장군은 전쟁의 끔찍함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며 가족과 생이별하는 사람들의 아픔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영화가 끝난 뒤 소감을 피력했는데요, 특히 영화 속 주인공이 여동생과 헤어지는 순간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도 토로했습니다.

옴스테드 장군은 특히 미국 내에서는 한국전쟁이 잊혀진 전쟁이 되고 있으나 이 영화에서 보듯 흥남철수는 성공했으나 잊혀진 승리가 됐다고 그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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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러디스 빅토리호의 무기를 버리고 피란민들을 배에 태우도록 명령한 에드워드 아몬드 소장, 자신의 민사고문으로 일하던 한국인 의사 현봉학씨의 간곡한 요청에 큰 결단을 내리고 결국 미국의 마지막 수송선인 이 배는 1만 4천 명의 피란민을 태우고 흥남부두를 떠납니다.

배는 갑판위까지 피란민들로 가득찼지만, 사흘간의 항해기간동안 한 명의 희생자 없이 오히려 배 위에서 새 생명 5명을 탄생시키고 크리스마스 당일 거제도에 도착합니다. 이 때문에 이 배를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빅토리호는 가장 많은 인명을 구한 배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2차대전 당시 1천 2백 명을 구한 독일인 쉰들러를 숫자면에서 능가하는 세계 전쟁사에 빛나는 위대한 인명 구조작전이었던 것입니다.
 
선글라스를 끼고 피란민 탑승을 지시한 당시 10군단장 에드워드 아몬드 소장의 외손자인 토머스 퍼거슨 예비역 대령은 할아버지의 결정은 현장에서 본인이 결심한 것이며 맥아더 장군의 허락을 받지 않은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퍼거슨 대령은 이후 맥아더 장군이 할아버지의 결정에 대해 아무런 문책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칭찬했다며 할아버지와 인명구조에 동참한 당시 모든 사람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퍼거슨 대령은 영화를 두 차례 봤다면서 미국인들이 한국전쟁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며 아쉬움을 표시하며 좀 더 많은 미국인들이 이 영화를 보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퍼거슨 대령은 SBS와의 별도 인터뷰에서 자신이 은퇴한 당시 82세의 할아버지를 찾아가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으며 관련 내용을 녹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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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배 안의 무기와 물자를 지켜야하는 것과 동시에 피란민도 외면할 수 없었다면서 일부를 포기하긴 했지만 무기를 모두 버리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할아버지는 인천상륙작전 등 한국전쟁에서 많은 전과를 기록하셨지만 가장 자랑스러워 하시는 작전은 흥남철수였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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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남철수를 기리를 기념비는 사건발생 55년 만인 지난 2005년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 세워졌는데요, 미주 한인단체들은 흥남철수를 가능하게 했던 장진호 전투는 대부분 알지도 못한 채 잊혀진 전투가 됐다며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해병대 기지가 있는 미국 버지니아 콴티코 주변에 세우기 위해 모금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전쟁에 참전하고 현재 미국에 살고 있는 이민 1세대들은 영화 속 주인공 덕수의 이야기는 다름 아닌 바로 자신의 이야기라며 영화를 보면서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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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기를 살아 온 어르신들은 이역만리 타향에서 이런 영화를 보게 된 것이 너무나 기쁘다고 진솔한 소감을 밝히면서도 한국의 전후 세대들이 전쟁의 끔찍함을 깨닫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영화가 내 이야기 같아요"…'국제시장' 보며 눈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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