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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청소기 집어넣고…호신술 배우는 가정부

<앵커>

매 맞고 학대당하고. 홍콩에서 일하는 외국인 가정부들의 인권 침해는 국제적인 이슈가 될 정도로 심각합니다. 참다못한 가정부들이 호신술까지 배우고 있습니다.

베이징 임상범 특파원입니다.

<기자>

인도네시아 출신 에르위니아에게 4년 동안의 홍콩 가정부 생활은 지옥이었습니다.

집주인은 수시로 때리고 청소기를 입에 집어넣는 등 학대를 일삼았습니다.

견디다 못해 지난해 1월 인도네시아로 돌아가 증거 사진들을 인터넷에 올리며 부당함을 호소했고, 홍콩의 가정부 학대 문제는 국제적인 이슈가 됐습니다.

에르위아나는 지난해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 100인'에 뽑혔고, 그제(10일) 홍콩 법원은 그녀를 구타한 40대 홍콩 여성에게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에르위아나 : 홍콩인 고용주들은 이제 우리를 노예가 아닌 동등한 인간으로 대우해야 합니다.]

홍콩에서 일하는 32만 명의 외국인 가정부들은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욕설은 물론, 구타와 학대, 성범죄를 당하기 일쑤입니다.

이제 홍콩의 외국인 가정부들은 자신들을 스스로 지키겠다며 호신술 연마에 나서고 있습니다.

더 이상 고용주들에게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는 겁니다.

[누키/호신술 코치 : 만약 에르위아나가 호신술을 익혔더라면 고용주의 학대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었을 겁니다.]

외국인 가정부 학대 문제는 우산 혁명으로 민주화 성지로 떠올랐던 홍콩의 부끄러운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관일) 

▶ [월드리포트] '때리고 성폭행까지'…호신술 배우는 가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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