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잃어버린 휴대전화 '요금 폭탄' 조심

<앵커>

해외에서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가 요금 폭탄을 맞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아무리 조심을 해도 100% 분실을 막을 수는 없겠죠.

이 경우에 일단 요금 폭탄같은 2차 피해를 막아야 할 텐데, 정윤식 기자가 그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기자>

회사원 구 모 씨는 지난해 9월 스페인에서 휴대전화 유심칩을 넣어둔 가방을 소매치기당했습니다.

휴대전화는 도둑맞지 않았기 때문에 분실신고를 안 했는데, 이게 실수였습니다.

누군가가 구 씨의 유심칩을 자기 휴대전화에 꽂아 마구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사흘 동안 국제통화가 269건, 무려 768만 원의 요금이 나왔습니다.

비슷한 시기 그리스에서 휴대전화를 도둑맞은 박 모 씨는 제때 분실신고를 하지 못했습니다.

나흘 뒤 통화량이 폭증하자 통신사가 사용 정지 조치했지만 이미 800만 원이 넘는 요금이 나온 뒤였습니다.

[박모 씨/해외 요금 폭탄 피해자 : 어떻게 이렇게 천만 원 가까이 쓰는데도 이거를 거르는 시스템이 없다는 게 이상하고요.]

박 씨의 경우 정지 조치가 늦어져 피해가 커졌다며 요금을 감면해주라는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이 나왔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어 통신사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구모 씨/해외 요금 폭탄 피해자 : 비밀번호 어떻게 거는지 우리가 다 고지를 해 줄 의무가 없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거예요. 아무런 정보가 없이 무조건 다 소비자 과실이다.]  

해외에 나갈 경우 유심칩에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분실 즉시 통신사에 사용 중지를 요청해야 피해를 예방하거나 줄일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하 륭, 영상편집 : 박춘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