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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3살짜리 아들에게 총 맞고 쇠고랑 찬 부모

[월드리포트] 3살짜리 아들에게 총 맞고 쇠고랑 찬 부모
미국 뉴멕시코 주 앨버커키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3살짜리 아들과 두 살배기 딸을 데리고 여행 중에 한 호텔에 투숙한 저스틴과 모니크 부부는 달콤한 휴식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침대 위에서 놀던 3살짜리 아들의 눈에 불현듯 소형 냉장고 위에 놓여 있는 엄마의 가방이 들어왔습니다. 침대에서 내려간 아들은 껑충 뛰어 올라 엄마 가방을 끌어 내렸습니다. 그리고는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엄마 가방 안에 들어있던 물건을 하나 둘 꺼내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가운데 유독 아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물건이 있었습니다. 45구경 반 자동 권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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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난 아들은 그 총을 이리저리 살피면서 만지작거렸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큰 소리와 함께 총알이 한발 발사됐습니다. 총알은 그대로 날아가 아빠의 엉덩이를 관통하고는 엄마의 팔을 뚫고 지나갔습니다. 놀란 아빠는 절뚝거리며 뛰어와 아들에게서 총을 빼앗은 뒤 총알을 모두 빼냈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두 부모 모두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습니다. 당시 엄마는 임신 8개월 만삭인 상태였는데 배 속 아기도 무사했습니다. 또 방 안에 있던 두 살배기 여동생도 다치지 않았습니다. 
 
3살짜리 아들이 발사한 총은 호텔에 투숙하던 날 오후 엄마가 총기상에서 호신용으로 산 것이었습니다. 총기 소지가 자유로운 나라이니 엄마가 총을 산 것은 죄가 될 수 없지만 두 부부는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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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빠는 부인이 총을 산 것도 알고 있었고 부인의 가방 안에 들어있었다는 것도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 총이 든 가방을 아들 손에 닿는 곳에 놓은 것이 문제입니다."

앨버커키 경찰의 설명입니다. "총기를 소지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지만 모든 사람의 안전을 위해 총기를 제대로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애들 손에 닿는 곳에 총기를 놨는데 자칫했으면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칠 뻔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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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론적인 얘기입니다만, 제대로 총기 관리를 하지 않은 법적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말, 노스 아이다호에서는 월마트에서 두 살배기 아들을 카트에 태운 채 장을 보던 29살 엄마가 아들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아들이 앉아있던 카트 옆에 가방을 놔 눴는데 그 가방 안에 호신용으로 넣고 다니던 권총을 꺼내서 장난하다가 엄마에게 발사해 숨지게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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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세 살짜리 아들에게 총을 맞은 아빠는 앞으로 총기를 소지할 수 있는 자격마저 박탈될 처지에 몰렸습니다. 게다가 부모가 재판을 받는 동안 어린 두 아들과 딸은 임시 아동 보호소에 맡겨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번 주 금요일에 재판을 받게 될 부모는 각각 1천7백만 원씩의 보석금을 내야만 풀려나게 됩니다. 아들에게 총 맞고 쇠고랑까지 차게 된 두 부모는 그나마 숨지거나 크게 다친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 허술한 총기 관리에 대한 뼈저린 교훈을 얻게 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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