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아이슬란드가 솟아오른다…활화산 괜찮을까?

[취재파일] 아이슬란드가 솟아오른다…활화산 괜찮을까?
영국과 노르웨이에서 1천km가까이 떨어져 있는 북대서양의 섬나라 아이슬란드. 국토 면적이 10만 3천㎢로 남한 면적과 비슷하지만 전체 인구는 32만 명 정도로 인구밀도가 매우 낮다. 아이슬란드의 자연적인 특징은 국토의 79%가 빙하나 호수, 용암지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자료: 외교부 아이슬란드 개황)

북대서양의 섬나라 아이슬란드가 솟아오르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대학교와 아이슬란드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아이슬란드 중앙과 남쪽 지역의 땅이 1년에 최고 35mm씩 빠르게 솟아오르고 있다고 학회에 보고했다(Compton et al., 2015).

아이슬란드 각지에는 67개의 GPS 위치측정 장치가 설치돼 있는데 이 가운데 27지점에서 땅이 솟아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이슬란드 중부 고원지대가 가장 빠르게 솟아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GPS 위치측정 장치는 1년에 1mm가 변하는 것까지 잡아 낼 수 있을 정도로 정확도가 높다.

아이슬란드 땅이 솟아오르는 가장 큰 원인은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올라가면서 높은 산악지대를 덮고 있던 빙모(ice cap, 산 정상부근이나 고원지대를 덮고 있는 빙하)가 녹아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슬란드의 높은 산악지대는 거대한 빙모로 덮여 있는데 무겁게 누르고 있던 빙모가 녹아내리면서 마치 눌려 있던 용수철이 부풀어 오르는 것처럼 땅이 부풀어 오르고 있는 것이다.
아이슬란드 화산_6

연구팀은 현재 아이슬란드 땅이 솟아오르는 것은 과거에 녹아내린 빙모 때문이 아니라 최근 녹아내리는 빙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최근의 급격한 기온 상승과 빙모가 녹아내리는 정도, 그리고 땅이 솟아오르는 시점이 놀라울 정도로 일치하기 때문이다.

또한 녹아내리는 거대한 빙모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땅이 솟아오르는 정도도 작아졌기 때문이다. 지각이라는 탄성체가 빙모가 녹아내리면서 발생하는 외부의 하중 변화에 곧바로 반응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북대서양에 있는 크지 않은 섬나라 땅이 조금씩 솟아오르는 것에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일까?

문제가 단순히 아이슬란드 땅이 조금 솟아오르는 데서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아이슬란드에는 35개의 활화산이 있고 땅속에는 거대한 용암이 쌓여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용암분출과 지진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빙모가 녹아내리면서 솟아오르는 지각이 활화산이나 용암이 들어있는 지각에 스트레스를 줄 경우 언제든지 화산이 폭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연구팀이 우려하는 것이 바로 이 점이다. 실제로 연구팀은 약 1만 2,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끝날 무렵 아이슬란드를 덮고 있던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화산활동이 30배나 증가했던 점을 지적한다.

아이슬란드에서 거대한 화산이 발생할 경우 아이슬란드뿐 아니라 북유럽, 나아가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2010년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Eyjafjallajökull) 화산이 폭발해 아이슬란드 뿐 아니라 영국과 노르웨이 등 북유럽 하늘이 화산재로 뒤덮이면서 수 주 동안이나 항공 대란이 이어졌고 세계 경제에도 큰 피해를 준 적이 있다.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아이슬란드 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빙하나 빙모는 녹아내릴 수밖에 없다. 현재 빙하나 빙모가 존재하는 세계 곳곳에서 땅이 솟아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지구온난화가 지구의 판 운동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지구온난화로 빙하나 빙모가 녹아내리면서 솟아오르는 지각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도 화산이나 지진 활동이 크게 활발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아이슬란드와는 지질학적인 특성이 다를 뿐 아니라 지구의 판 운동으로 지각이 받는 스트레스에 비하면 빙하나 빙모가 녹아내려 지각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대적으로 적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UCSD) 연구팀은 최근 기록적인 가뭄으로 미국 서부 지역이 최고 15mm정도 솟아오른 것으로 관측됐지만 주변에 있는 산 안드레아스(San Andreas) 단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아 지진 활동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Borsa et al., 2014).

<참고문헌>

* Kathleen Compton, Richard A. Bennett, Sigrun Hreinsdöttir, 2015: Climate driven vertical acceleration of Icelandic crust measured by CGPS geodesy. Geophysical Research Letters,  DOI:10.1002/2014GL062446

* Arizona University, 2015 : Iceland Rises as Its Glaciers Melt From Climate Change. UANews.
http://uanews.org/story/iceland-rises-as-its-glaciers-melt-from-climate-change

* Adrian Antal Borsa, Ducan Carr Agnew and Daniel R. Cayan, 2014 :  Ongoing drought-induced uplift in the western United States. Science, DOI: 10.1126/science.1260279



▶ [생생영상] 시뻘건 용암이 '펄펄'…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장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