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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박태환 구하기에 MB까지 '드림팀' 뜬다

[취재파일] 박태환 구하기에 MB까지 '드림팀' 뜬다
한국 체육계가 도핑 테스트 양성반응으로 최대 위기에 빠진 수영스타 박태환을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대한체육회와 대한수영연맹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자격정지 기간을 2년에서 1년으로 줄일 계획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의 사례를 보면 테스토스테론, 즉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계열의 금지약물을 복용한 수영선수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2년간의 자격정지를 받았습니다.

박태환도 일단 이 정도 수준의 징계가 예상됩니다. 그럴 경우 2016년 9월까지 모든 대회에 출전할 수 없게 돼 내년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이 무산됩니다. 박태환이 리우 올림픽에 나가지 못할 경우 사실상 은퇴 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오는 27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청문회에서 국제수영연맹(FINA) 패널들은 박태환을 상대로 예리한 질문을 던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포함된 '네비도 주사'를 고의로 맞았는지 아니면 정말 모르고 맞았는지, 또 주사 투여 횟수가 1번인지 2번 이상인지 여부가 징계 수위를 결정짓는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청문회 결과가 물론 가장 중요하지만 징계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스포츠 외교력을 얼마나 발휘하느냐에 따라 징계 기간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국제수영연맹(FINA) 수장인 훌리오 마글리오네 회장이 비교적 한국에 좋은 인상을 갖고 있는 이른바 ‘친한파’라는 점입니다. 대한수영연맹의 고위 관계자는 "우루과이 출신인 마글리오네 회장이 한국 체육계 인사들을 많이 알고 있는 점이 무척 다행이다"면서 "박용성 전 대한체육회장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물론 필요하다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도 지원을 부탁할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박용성
박용성 전 대한체육회장은 IOC위원을 하던 시절에 우루과이 IOC위원인 마글리오네 회장을 알게 됐습니다. 또 박 전회장이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 유치를 하는 과정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는데 이때 마글리오네 회장과 여러 차례 만나면서 친분이 더 두터워졌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은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전 대통령은 대한수영연맹 회장을 15년이나 역임했습니다. 1984년부터 1996년까지 12년간 국제수영연맹(FINA) 집행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마글리오네 회장은 이 당시 우루과이 수영연맹회장을 지냈고 1988년부터 92년까지는 FINA 부회장을 맡았기 때문에 이 전 대통령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광주 세계수영선수권 유치를 위해 지난 2011년 10월 마글리오네 회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갖기도 했습니다. 한국 체육계는 이런 개인적 친분을 100% 활용하는 것은 물론 한국이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 개최국이란 점을 내세워 FINA에 배려와 선처를 부탁할 예정입니다.           

이번 사건을 맡은 안토니오 리고찌 변호사의 존재도 박태환 측에게는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탈리아 계 스위스 사람인 리고찌 변호사는 스포츠 분쟁이나 소송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전문가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현재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스포츠 중재 전문 로펌의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의 고객 중에는 축구, F1, 육상, 아이스하키, 수영, 싸이클 종목의 팀과 선수는 물론 국제축구연맹(FIFA), 유럽축구연맹(UEFA) 등 국제연맹도 있습니다.

박사 학위를 갖고 있는 리고찌씨는 변호사 일을 하면서 스위스의 한 대학에서 국제 조정-중재법, 스포츠 관련 법률과 반도핑 법률도 가르치고 있습니다. 영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 5개 국어에 능통하고 도핑 관련 소송을 처리해본 경험도 풍부합니다.

국내 체육계는 이런 노력 외에 검찰의 수사 발표에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오는 27일 청문회 이전에 검찰의 수사 발표가 박태환에게 불리하게 나오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검찰 발표가 박태환에게 유리하게 나오고 국내 체육계의 총력전에 힘입어 박태환의 징계가 1년에 그친다 해도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르면 "금지약물을 복용한 선수는 징계가 종료된 지 3년이 경과하지 않으면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체육회가 박태환 1명을 위해 이 규정을 변경하지 않으면 박태환은 내년 리우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래저래 박태환 구하기는 한마디로 ‘첩첩산중’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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