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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테스토스테론' 써져 있는데…의사도 박태환도 몰랐다?

한국 수영의 대들보 박태환 선수가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선수 생활의 최대 고비를 맞았습니다.

자신도 몰랐다며 피해자임을 주장하고 있는데요.

스포츠부 권종오 기자가 풀리지 않는 5가지 의문점을 제기했습니다.

먼저, "그가 정말로 몰랐을까?"하는 부분입니다.

문제가 된 테스토스테론은 다른 말로 아나볼릭 스테로이듭니다.

금지약물 중에서도 금지약물로 불리는 대표적인 금지약물로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이름입니다.

육상의 벤 존슨,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 또 메이저리그의 알렉스 로드리게스까지 모두 이 독 사과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 추락한 스타들로 유명하죠.

더군다나 박태환 선수가 맞은 네비도라는 약품은 겉에 '테스토스테론'이라고 분명히 쓰여 있는데 이걸 한 번도 못 봤을 수 있을까요?

다음으로 주사를 왜 맞은 건지도 의문입니다.

그의 소속사가 내놓은 자료에도 주사의 용도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는데요.

통상, 통증 치료가 목적일 경우는 '코티손'이라는 다른 스테로이드를 사용합니다.

또 치료용일 땐 금지약물 복용 예외 조항을 적용받을 수 있는데 그는 이런 제도를 활용하지도 않았습니다.

또한, 몇 번이나 맞았는지도 궁금점입니다.

두 차례였다고 전해지고 있지만, 3~4회는 투여해야 양성이 나온다는 견해도 있고 의학 전문가들은 이 '네비도 주사'가 1회 처방으로 끝나는 성질이 아니라고 귀띔합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병원 의사는 금지된 약물이란 걸 알지 않았을까?" 이것도 미스터리입니다.

해당 의사는 단순히 25살 박태환 선수의 남성 호르몬 수치가 낮아서 투여했다고 하는데 네비도 주사는 남성 갱년기 치료제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치 축구 심판이 '오프사이드'를 몰랐다고 하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만약 의사가 진짜로 몰랐다면 박 선수는 왜 중차대한 시기에 이런 의사에게 자신의 몸을 맡겼는지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 대목입니다.

마지막으로 인천 아시안게임 때는 왜 음성 반응이 나왔는지도 의아한데요.

테스토스테론의 체내 잔존 시간에 따라 이때는 없어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다음 달 스위스에서 있을 청문회에서 박 선수가 아무리 억울함을 호소한다 해도 이번 일은 개인의 명예 실추에 그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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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백악관을 한바탕 뒤집어 놓은 사건이 있었죠.

소형 무인기 드론이 날아든 겁니다.

다행히 술에 취한 한 직원이 재미삼아 날리다가 실수해서 떨어뜨린 것으로 밝혀지긴 했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경호를 자랑하는 백악관이 그냥 보고만 있는 사이 하마터면 폭탄이나 생화학 무기가 함께 실려올 수도 있었습니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부랴부랴 대 드론 전략을 고심하고 있는 미국 워싱턴의 분위기를 김우식 특파원이 전해 왔습니다.

[오바마/美 대통령 : 드론에 관한 규제장치가 아무것도 없습니다. 따라서 관계 기관에 이해 당사자들과 논의를 시작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규제의 틀을 어떻게 마련해야 이것들이 위험하게 사용되지 않고 사람들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을 수 있을지 말입니다.]

당시 인도를 방문 중이던 오바마 대통령이 소식을 듣고 한 언론사와 가진 인터뷰였습니다.

앞으로 무인기의 장점은 살리되 단점과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규제장치를 만들겠다고 거듭 설명했는데요.

사실 드론 관련 사고는 처음이 아니어서 작년 여름에도 백악관 인근에서 드론을 조종하던 남성들이 잇따라 적발되기도 했고 지난 2012년에는 드론에 플라스틱 폭발물을 실어 국방부와 의사당을 공격하려던 남성이 17년형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취미용 드론은 등록 의무나 면허 취득 의무가 없어서 미국 내에서만 한 달에 1만 5천 대가량이 팔릴 정도인데 대부분 너무 작아서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고 위치 전송 수단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우리도 북한에서 날아온 무인기가 뒤늦게 곳곳에서 발견됐었죠.

한시바삐 대책을 짜내고 있는 미국의 움직임을 우리도 무시할 수만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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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둥성에서는 한 상습 소매치기범이 지갑을 훔쳤다가 고스란히 방송사 기자에게 돌려줬습니다.

도저히 양심에 가책을 느껴 지갑에 든 돈을 못 쓰겠다며 주인을 꼭 찾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말입니다.

이 따뜻한 사연을 베이징 우상욱 특파원이 취재파일에 소개했습니다.

지갑에는 우리 돈 67만 원어치의 현금과 함께 종이 한 장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종이에는 사람들의 이름과 액수 등이 적혀 있었습니다.

누군가를 돕기 위해 십시일반 모금한 돈이었던 겁니다.

수소문 끝에 찾아낸 주인은 삼륜 인력거를 모는 40대 남성이었는데요.

암에 걸린 친구의 아내를 돕기 위해 같은 일을 하는 친구들과 한푼 두푼 모은 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갑 안에는 또 이전에 한 자선 단체가 발행한 17만 원짜리 기부금 영수증도 있었습니다.

자신도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틈틈이 나눔을 실천해왔던 겁니다.

도둑이 훔친 지갑을 되돌려주며 남긴 익명의 편지에는 자신도 이제 과거의 삶을 청산하고 정직하게 땀 흘려 돈을 벌며 베푸는 삶을 살겠다는 반성과 고백이 담겨 있었습니다.

우상욱 기자는 "선이 작다고 해서 아니하지 말고 악이 작다고 해서 하면 안 된다"는 명심보감의 말을 떠올렸습니다.

우리가 뿌리는 작은 선행의 씨앗이 언제 어디서 엄청난 숲이 되어 나타날지 모르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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