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의문의 가족 살해…아빠는 왜?

지난 토요일 동틀 무렵, 미국 뉴욕 퀸스에 있는 911에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12살 소녀는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도움을 청했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엄마와 할머니, 그리고 제 동생도 총에 맞았어요. 저도 총에 맞았고요. 빨리 와서 도와주세요.” 울먹이며 도움을 청하는 소녀의 목소리를 들은 911은 뭔가 심상치 않다고 느꼈습니다. 경찰에 연락하고 현장으로 급히 출동했습니다.
 
소녀가 신고한 주소로 달려간 경찰은 집 안에 들어간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3명의 시신이 여기 저기 피를 흘린 채 누워 있었고, 신고를 한 12살 소녀도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습니다. 숨진 사람은 30대와 60대 여성, 그리고   초등학교 1학년 정도 나이의 여자 아이였습니다. 3명 모두 머리에 총을 맞고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911에 신고한 12살 소녀도 머리에 총을 맞았지만 그나마 빗맞아 숨지진 않았습니다. 병원으로 급히 옮겼는데 의식을 되찾지 못할 만큼 위중했습니다.
   
소녀가 911에 신고했을 당시 마지막에 한 말이 있었습니다. 911 교환원이 누가 총을 쐈는지 물었습니다. “아빠가 쐈어요.” 그리고는 의식을 잃었습니다. 경찰은 용의자로 이 소녀의 아빠인 34살의 조나단 워커를 지목했습니다. 사라진 그를 찾기 위해 경찰이 출동했는데 멀지 않은 곳에서 그의 차가 발견됐습니다. 그리고 그 차 안에는 워커가 머리에 총을 맞은 채 숨져 있었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워커가 자살했을 때 사용한 총이 3명을 살해할 때 쓴 총과 일치했습니다. 그리고 숨진 사람은 31살의 동거녀 샨타이 해일과 그녀의 어머니인 62살 바이올라 워런 그리고 워커의 7살 된 딸 카일라였습니다. 그리고 911에 신고한 12살 소녀도 그의 딸이었습니다. 도대체 워커는 왜 그의 가족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일까요?  
 
워커는 뉴욕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기도’로 일했습니다. 그래서 총기 소지 허가증도 보유하고 있었고 직장에 갈 때는 항상 총을 휴대하고 다녔습니다. 경찰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날 그와 마지막 만났던 나이트클럽 동료 도노반을 조사했습니다. 그의 진술은 이렇습니다. “그날 워커는 평소처럼 활달했어요. 게다가 워커가 퇴근하면서 그러더라고요. 집에 가서 맥주나 마시고 가족들과 함께 넷플릭스 (Netflix : 온라인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나 봐야겠다고요.” 집에 가서 가족들과 편히 쉬면서 영화나 보겠다는 사람이 그날 밤 왜 그런 끔찍한 짓을 저질렀을까요? 기자가 도노반에게 던진 이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합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정말로 이해가 안 되요.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백 만 달러짜리 의문입니다.” 
 
워커의 이웃들도 한결같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들입니다. “매우 행복한 가정이었어요. 워커와 부인 (동거녀 지칭) 그리고 장모와 두 딸과 함께 웃으면서 외출하는 것을 자주 봤어요. 나가서 외식도 종종 하고 공원에 가서 놀다 오기도 했고요. 그런데 그런 일이 일어났다니….” 워커는 한때 유럽에서 프로 농구선수로도 활약했습니다. 친구의 증언을 들어보겠습니다. “그는 농구장에만 가면 펄펄 날았죠. 코트를 완전히 지배했다니까요. 그가 경기할 때 가족들도 와서 구경하고 그랬는데 정말 행복한 가정 같았어요.”
 
경찰이 조사할수록 범행 동기는 오리무중이었습니다. 다만 한가지, 그가 가족을 살해하고 난 뒤 자신의 차를 몰고 한적한 곳에 도달한 뒤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이상한 말을 남겼습니다. “내가 끔찍한 일을 저질렀어. 이제 되돌아갈 수 없게 됐어.” 이 말을 남기고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경찰은 워커가 자기 가족을 조준 사격해서 살해할 만한 동기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워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니 이제 그의 범행 동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범행 직후 911에 신고한 12살 소녀의 목격담뿐입니다. 하지만 그 소녀 역시 의식을 잃은 채 중환자실에 누워있습니다. 다시 깨어날 수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그녀가 영원히 깨어나지 못한다면, 이 끔찍한 가족 살해와 아빠의 자살에 얽힌 비밀은 영원히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