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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뉴엘, 담뱃갑에 뇌물…'관피아'가 만든 비리

<앵커>

가전업체 모뉴엘의 3조 원대 사기 대출 뉴스, 몇 차례 보도해 드렸는데요, 이런 비리가 가능했던 건 담뱃갑에, 휴지통에 담긴 뇌물을 넙죽 받아 챙긴 관피아들이 있었기 때문으로 드러났습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뇌물만 8억 원대입니다.

김정윤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고급 한정식집입니다.

무역보험공사 고위 간부는 이곳에서 모뉴엘 박홍석 대표로부터 기프트 카드 10여 장을 받았습니다.

[모뉴엘 직원 : (은행) 기프트카드 50만 원짜리로 거의 10개 이상, 20개 정도. 그걸 명절 때 왕창 갖다 준 거죠.]

무역보험공사 다른 간부들은 1천만 원이 넘는 술값을 모뉴엘 측에 대신 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수출입은행 간부 2명도 대출 한도를 늘려달라는 청탁과 함께 각각 1억 원 정도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범기/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 : 현금을 담배 보루나 과자 상자, 휴지 박스, 이런 데 넣어서 남들이 볼 때는 전혀 알 수 없게 줬고.]

이런 로비의 결과, 국책금융기관이 보증하는 모뉴엘의 여신 한도는 급격히 늘었습니다.

실적도 없이 거짓으로 수출했다고 속이고 7년 동안 3조 4천억 원을 대출받았습니다.

사기행각이 드러난 모뉴엘은 결국 지난해 말 파산을 선고받았고, 모뉴엘 박홍석 대표와 뇌물을 받은 국책금융기관 간부들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관피아'들이 알선해 준 대출금 3조 4천억 원 가운데 5천5백억 원은 끝내 회수되지 못하고 은행과 정부의 손실로 남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이홍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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