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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환경파괴…지구위험한계선 넘어섰다

[취재파일] 환경파괴…지구위험한계선 넘어섰다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이 급증하면서 온실가스가 끝없이 배출되고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곡물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과다하게 사용하는 화학비료는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리고 있다. 산림이 파괴되면서 지표 환경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멸종하는 생물 또한 늘어나고 있다.
 
인류가 지구상에서 지속적으로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것은 지구 환경이 일정 한계를 벗어나지 않고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인류가 안전하게 살아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지구 시스템에 커다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일부 영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변화와 파괴는 현재의 지구가 버틸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스웨덴과 덴마크, 캐나다, 미국 등 세계 18개국 공동 연구팀은 인류가 지속적으로 살 수 있도록 지구 전체 시스템을 안전하게 유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9개의 영역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개 영역이 인간 활동의 영향으로 ‘지구위험한계선(Planetary boundaries)’을 넘어섰다고 학회에 보고했다. 연구논문은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인터넷 판 최근호에 실렸다(Steffen et al, 2015).
 
지구위험한계선은 인류가 지구상에서 안전하게 지속적으로 살 수 있는 환경 영역을 말하는 것으로 환경파괴가 진행돼 인류의 안전이 보장되는 영역을 벗어나게 되면 즉, 지구위험한계선을 넘어서게 되면 위험이 점점 증가하는 영역으로 들어서게 되고 환경파괴가 더 진행돼 완전히 고위험 영역으로 들어서게 되면 지구 시스템이 원상태로 돌아오기 어려울 뿐 아니라 갑작스런 환경변화가 초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어느 시점부터라고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고위험영역에서는 지구환경이 현재와는 전혀 다른 상태로 갑작스럽게 바뀔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이 분류한 9개의 영역은 다음과 같다.
 
(1) 기후변화
(2) 생물다양성 파괴

(3) 성층권 오존층 파괴
(4) 해양 산성화
(5) 생물권과 해양에 질소(N)와 인(P)의 과잉 공급
(6) 산림 파괴를 비롯한 지표 환경 변화

(7) 담수 이용 문제
(8) 기후나 생물에 영향을 미치는 대기 중 에어로졸 증가
(9) 신물질 등장(예, 방사성 물질, 나노 물질, 유기 오염물질 등)
 
연구팀은 이 가운데 (1) 기후변화와 (2) 생물다양성 파괴, (4) 생물권과 해양에 질소와 인의 과잉 공급, (5) 산림 파괴를 비롯한 지표 환경 변화 등 4개 영역이 지구위험한계선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4개 영역은 이미 인류의 지속적이고 안전한 삶을 위협하고 있다는 뜻이다.
 
우선 기후변화의 경우 현재 400ppm에 육박하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안전한 영역(350ppm 이하)을 넘어 즉, 지구위험한계선을 넘어서 위험이 증가하는 영역(350~450ppm)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50ppm을 넘어서는 경우를 고위험 영역으로 분류했다.
 
생물다양성 파괴는 지구위험한계선을 넘고 위험이 증가하는 영역을 지나 이미 고위험 영역에 들어서 있다. 연구팀은 현재 1년 동안 100만종의 생물가운데 100~1,000종의 생물이 멸종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생물다양성에서 안전 영역은 100만종의 생물가운데 1년에 멸종하는 종이 10종 이하인 경우를 말한다. 생물다양성의 지구위험한계선을 10종으로 본 것이다.
 
생물권과 해양에 질소와 인이 과잉 공급되는 문제는 곡물 수확량을 늘리기 위한 과다한 화학비료 사용에서 출발한다. 토양에 흡수된 비료 성분(질소, 인)은 호수나 바다로 흘러들어 식물성플랑크톤의 과다 번식을 유발할 수 있다. 적조나 녹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질소와 인은 식물성플랑크톤의 동화에 꼭 필요한 무기물이지만 과다하게 공급될 경우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릴 뿐 아니라 먹는 물을 비롯한 담수 이용에도 커다란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질소와 인의 과잉 공급 문제는 이미 고위험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지표 환경 변화는 무분별한 산림파괴로 인한 지표 시스템의 변화를 의미한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매년 파괴되는 산림(forest)지역만 해도 남한면적보다 넓은 11만~15만 제곱킬로미터나 된다. 매분마다 축구장 36개 정도의 산림이 파괴되고 있는 것이다. 무분별한 산림파괴는 에너지와 수증기, 태양열 흡수에 변화를 초래해 기후변화를 초래할 뿐 아니라 생물다양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금까지 40%에 가까운 산림이 파괴되고 현재 산림의 62%가 남아 있는 지표 환경은 지구위험한계선을 넘어 위험이 증가하는 영역에 들어 있는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연구팀은 (3) 성층권 오존층 파괴 문제와 (4) 해양 산성화 문제는 현재까지는 안전한 영역에 있는 것으로 분류했고 신물질 등장이나 대기 중 에어로졸 증가, 살아남은 생물의 풍부성에 대한 부분은 아직까지 연구가 충분하지 않아 인류에 어떻게 위협이 될지 평가하기 어려운 것으로 분류했다. 종합하면 다음 그림과 같다(출처; Steffen et al,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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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지속적인 삶을 위협하는 변화나 파괴는 인간 활동의 결과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인류가 지속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구 시스템을 안전하게 유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이들 9개의 영역은 서로가 완전히 독립된 영역이 아니다. 하나의 영역이 지구위험한계선을 넘어서면 다른 영역도 한계선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급격한 온실가스 증가는 핵심 영역인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영역뿐 아니라 해양 산성화와 지표 환경 변화, 대기 중 에어로졸 증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류의 지속적인 삶을 위협하는 활동이 아니라 후손들이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지구를 물려주기 위한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참고문헌>
 
* Will Steffen, Katherine Richardson, Johan Rockström, Sarah E. Cornell, Ingo Fetzer, Elena M. Bennett, R. Biggs, Stephen R. Carpenter, Wim de Vries, Cynthia A. de Wit, Carl Folke, Dieter Gerten, Jens Heinke, Georgina M. Mace, Linn M. Persson, Veerabhadran Ramanathan, B. Reyers, and Sverker Sörlin. 2015: Planetary boundaries: Guiding human development on a changing planet. Science, DOI:10.1126/science.1259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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