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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유출을 '중국 진출'로 홍보…기로에 선 한류

<앵커>

위기의 한류 산업 연속보도 마지막 순서입니다. 오늘(17일)은 한류를 한때의 유행에 그치지 않고 제2의 도약을 이끌기 위한 과제를 짚어봤습니다.

정영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상파 방송의 몰락으로 콘텐츠 산업 전체가 무너진 타이완은 요즘 재기의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타이완은 자체 제작 프로그램의 의무편성 비율을 기존 20% 이상에서 40% 이상으로 높이도록 지난 2012년 법을 바꿨습니다.

하지만 한번 와해 된 제작기반은 재건하기엔 역부족입니다.

한때 타이완의 제작 인력을 앞다투어 스카우트했던 중국 자본은, 노하우를 흡수하자 미련없이 내팽개쳤습니다.

[린리윈/국립 타이완 대학교 교수 : 중국 방송이 덜 발전했을 때는 타이완의 방송기술과 인재가 필요했지만, 이제는 중국도 발전해 더 이상 타이완 인재들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한국도 자신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류호이지예/타이완 EBC 드라마 국장 : 중국은 한국에서 수입한 프로그램 포맷을 기반으로 자신들의 특색을 붙여 새로운 포맷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새 포맷을 (동남아에) 수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도 한류에 빼앗긴 아시아 문화 주도권을 되찾겠다며, 지상파 방송사들을 앞세워 맹렬히 추격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제작 인력 유출을 '중국 진출'로 홍보하고, 중국 자본의 제작사 사냥을 '외자 유치'라고 포장하기에 급급합니다.

글로벌한 차원의 국가 전략은 고사하고, 제작과 편성, 광고 등 방송산업 전 분야에 걸친 낡은 규제를 내세워, 지상파 방송사들의 손발을 묶고 있습니다.

[이문행/수원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 글로벌 시장에서 자기 몫을 다할 수 있는 선도 기업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들이 잘 활동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감한 규제 혁파를 통해 제2의 도약을 할지, 아니면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지, 우리의 한류 산업은 중대 기로에 서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신동환,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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