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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암투병 1년' 노진규 "평창 향해 다시 뛸래요"

[취재파일] '암투병 1년' 노진규 "평창 향해 다시 뛸래요"
지난해 1월 뼈암의 일종인 골육종으로 빙판을 떠났던 ‘비운의 쇼트트랙 스타’ 노진규가 기적처럼 다시 일어섰습니다. 노진규는 SBS와 통화에서 “항암 치료가 모두 끝나고 재활 훈련에 들어갔다. 오는 7월부터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스케이팅을 다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쇼트트랙의 대들보로 군림해 온 노진규는 2013년 9월 자신의 몸에 종양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당시 조직검사를 한 결과 양성 종양이라는 판정을 받고 소치올림픽 이후로 수술을 미룬 채 통증을 참아가며 월드컵 시리즈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2014년 1월14일 태릉빙상장에서 훈련 도중 미끄러지면서 왼팔을 펜스에 부딪쳤습니다. 어깨와 팔꿈치가 부러져 꿈에 그리던 소치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습니다. 평생 올림픽만 보고 구슬땀을 흘려온 그에게 한마디로 ‘청천벽력’이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이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종양이 악성인 것으로 판명됐습니다. 22살 청년이 감수하기에는 너무나 큰 충격과 좌절이었습니다.

지난해 1월22일 노진규는 수술대에 누웠습니다. 처음 발견했을 때 길이 6㎝이던 종양이 13㎝까지 자라 왼쪽 견갑골 전부를 들어내는 큰 수술을 받았습니다. 골육종은 10대와 20대 남성의 무릎이나 팔 등에서 많이 발병하지만 실제 환자는 100만 명 가운데 15명 정도로 흔치 않은 질병입니다. 노진규는 수술을 앞두고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월드컵을 마친 뒤 훈련을 많이 해서 컨디션이 올라왔다.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개인전도 잘했으면 좋겠지만, 계주만큼은 꼭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며 병상에서도 동료들의 선전을 기원했습니다. 다음은 노진규와의 전화 통화 내용입니다.

1.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
-지금 내 몸에 악성 종양은 없다. 하지만 암은 수술한 지 5년이 지나야 완치 판정을 받는다. 2-3개월에 한번씩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고 있다. 암 수술하고 나서는 거처를 서울에서 경기도 양평으로 옮겼다.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집 근처 재활병원에서 재활을 하고 있다.

2. 구체적으로 어떤 재활을 하고 있나?
-수술하면서 팔과 어깨 기능이 꽤 손상됐다. 이 부위를 원래대로 회복시키는데 노력하고 있다. 가벼운 달리기도 하고 있다. 

3. 소치 동계올림픽을 3주가량 앞두고 부상으로 출전이 좌절됐는데 심정이 어땠나?
-그때 정말 많이 안타까웠다. 특히 동료 선수들이 소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해 더 괴로웠다. 원래는 딸 수 있는 실력인데 운이 따르지 않은 것 같다.

4.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생각이 있나?
-당연히 평창을 생각하고 있다. 나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다. 안방에서 안현수 선배와 멋진 경기도 하고 싶다. 하지만 몸이 어떻게 따라갈지 저도 의사도 현재로서는 모른다. 올 여름부터 본격적인 운동을 해보면 될지 안 될지 알 것이다. 운도 따라줘야 할 것 같다. 

5. 암 수술 이후 몸에 나타난 증상은 무엇인가?
-1년간 치료받아 몸이 많이 망가지고 근육이 많이 빠졌다. 전성기와 비교하면 안 된다. 지금은 일반인 정도이다. 하지만 운동으로 극복할 것이다. 불가능은 없다고 생각한다. 몸 관리만 잘하면 2018년 동계올림픽을 넘어 2022년 동계올림픽에도 나갈 수 있다.

6. 지난 1년 동안 어떤 매체와도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얼굴을 공개해줄 수 있나?
-암 투병으로 머리가 다 빠졌는데 이제 나고 있다. 살도 많이 쪘다. 178cm에 70kg이었는데 현재 10kg 이상 불었다. 원래 모습을 어느 정도 되찾으면 보여주겠다.

7. 암 투병하는데 들어간 비용이 만만치 않았는데 어떻게 해결했나?
 -지난 1년 동안 거의 5천만원이 치료비로 들어갔다. 지금도 매달 2-3백만원을 써야 한다. 체육계에서 많이 도와줘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이제 남은 돈이 얼마 되지 않는다.

노진규는 암 투병을 하면서 외부와 접촉을 모두 끊었습니다. 국가대표 팀 동료와 연락도 잘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노진규는 1년 만에 기적같이 암의 굴레에서 벗어났습니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만족할 수 없습니다. 노진규가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평창 동계올림픽 무대에 우뚝 서는 더 큰 기적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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