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 적십자회비 1천 원 '남몰래' 인상 논란

대한적십자사가 올해 일부 지역의 적십자회비가 인상됐다는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고 지로용지로 고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한적의 전국 14개 지사 중 대전·세종·충남 지사, 경북, 경남 지사 등 3개 지사는 올해 적십자회비를 전년보다 1천원 오른 9천원으로 정하고 지난달 이 금액이 고지된 지로용지를 배포했습니다.

나머지 지사는 전년과 같은 6천∼8천원 수준으로 회비를 동결했습니다.

올해 적십자회비가 일부 오른 것은 한적 본사의 납부권장 기준금액 인상에 따른 것입니다.

지역별 적십자회비는 한적 본사가 매년 정하는 납부권장 기준금액에 기초해 최종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한적 본사는 지난해 9월 말 행정자치부·각 한적 지사와 협의를 거쳐 모금목표,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납부권장 기준금액을 8천원에서 9천원으로 1천원 올렸습니다.

한적은 납부권장 기준금액과 일부 적십자회비가 모두 12% 넘게 올랐음에도 이 사실을 사전에 공지하지 않고 인상액을 반영한 지로용지를 전국에 배포했습니다.

적십자회비를 꾸준히 내오던 시민들은 한적으로부터 아무런 안내를 받지 못하고 결정된 금액만 일방적으로 통보받은 셈입니다.

적십자회비는 의무 납부 대상은 아니지만 전국 가구주에게 고지되는 만큼 회비 인상 등 중요 내용은 반드시 알려야 한다는 것이 시민사회단체의 지적입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회원 여부를 불문하고 전 가구에 지로용지만을 보내는 것은 회비 납부를 강하게 권고하는 모양새"라며 "적십자회비가 비록 의무납부 대상이 아니더라도 회비 인상 이유를 적극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