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양양 일가족 참변…40대 여성의 계획 범행으로 결론

양양 일가족 참변…40대 여성의 계획 범행으로 결론
지난달 29일 양양 일가족 4명 참변은 빚 독촉에 시달린 이웃 40대 여성이 계획적으로 저지른 단독 범행으로 잠정 결론이 났습니다.

이 여성은 범행 직후 자신 명의의 차용증을 위조해 오히려 숨진 여성에게 돈을 빌려준 것처럼 속여 유족들에게 돈을 받으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속초경찰서는 오늘(9일) 오전 중간 수사결과를 통해 살인 및 현주 건조물 방화 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한 이 모(41·여)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오늘 중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9시 30분 양양군 현남면 정자리 박 모(39·여) 씨의 집에 찾아가 박 씨와 세 자녀 등 일가족에게 수면제를 넣은 음료수를 먹인 뒤 잠이 든 사이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씨는 숨진 박 씨와는 학부모 모임을 통해 알게 된 이후 '언니, 동생'으로 호칭하며 아주 가깝게 지내던 이웃이었습니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2013년 9월 박 씨에게 1천800만 원을 빌렸으나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해 빚 독촉을 받은데다, 지난달 26일 뇌성마비 장애가 있는 자신의 아들에게 박 씨가 욕설한 것에 격분한 나머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씨는 범행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2시 강릉의 한 병원에서 수면제(졸피뎀) 28정을 처방받아 인근 약국에서 산 뒤 휘발유, 캔맥주와 음료수 등을 차례로 구입했습니다.

이후 이 씨는 자신의 집에서 수면제를 물에 희석해 캔맥주와 음료수에 넣고서 피해자인 박 씨의 집에 찾아갔으며, 박 씨 등이 이를 먹고 잠이 든 사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경찰은 사건 직후 숨진 박 씨 등 일가족의 시신 상태가 일반적인 화재 현장과 다른 점, 현장에서 기름 냄새(유증)가 난 점, 부검결과 질식사 소견을 보인 일가족의 혈액 등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된 점으로 미뤄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그러나 이 씨는 경찰에서 '알고 지내던 박씨가 평소 우울증이 있었고, 휘발유 구입을 문의했다'며 박 씨의 자살이나 가정 불화 가능성을 암시하는 말을 이웃 주민에게 전하고 참고인 진술에서도 밝혀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 씨는 자신의 채무 사실을 숨기려고 위조된 차용증을 숨진 박 씨의 유족에게 보여주며 돈을 갚으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 씨는 박 씨의 집에 불을 낸 직후에 119 소방차량이 출동하자 가장 먼저 뒤따라가 진화 상황을 지켜보며 목격자 행세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씨는 지인들에게 '숨진 피해자 박 씨의 옷이 일부 벗겨져 있었다'며 범죄 가능성도 있다는 진술을 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이 씨를 불러 세 차례 참고인 조사를 벌였으나, 매번 오락가락한 진술을 하자 수사에 혼선을 주려는 것임을 간파했습니다.

사건 당일 이 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주택화재 전후 박 씨의 집 인근 CCTV에 포착된 사실도 확보했습니다.

이때부터 경찰은 이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탐문수사를 통해 수면제와 휘발유를 구입한 행적 등 여러 정황 증거를 확보, 어제 오후 3시 50분 서울시 강남대로 인근에서 이 씨를 검거했습니다.

경찰은 지난 8일 이 씨 집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이 씨가 범행 당시 입었던 옷 등을 확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식을 의뢰했습니다.

담당 경찰은 "이 씨는 피해자가 남편과 별거 중이라는 얘기를 부각시켜 수사 방향을 부부갈등에 의한 범죄로 유도하는 등 수사에 혼선까지 주는 치밀함을 보였다"며 "공범 여부와 또 다른 범죄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양양 일가족 방화 살인] 관련 기사

▶ 친한 언니 부탁에 돈 빌려줬는데…죽음 몰고 간 비극

▶ 양양 방화女 덮일뻔한 악행…'천장 본 시신'에 덜미

▶ 1200만원 갚아달라고 하자…수면제 먹이고 방화

▶ 양양 방화女 "옷 벗겨져…돈 갚아라" 악마의 진술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